정부, ‘자동차 연비’ 부처간 엇박자 책임 묻는다

입력 2014-07-0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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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행정공백·부처 이기주의 고강도 복무관리” 당부

최근 자동차 연비 규제를 둘러싼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간 낯뜨거운 밥그릇 추태가 벌어지자 정부가 제재에 나섰다. 조율되지 않은 정책으로 정부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행동에 대해서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기로 한 것이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43개 중앙행정기관 감사관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하반기 공직복무관리의 중점 방향을 확정했다. 정부는 행정 공백과 부처 이기주의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도 높은 복무자세를 확립하기로 했다. 또 공직사회에서 복지부동·무사안일의 업무 행위와 관련해 공직자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적발 시에는 퇴출 등 엄중한 조치를 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간 자동차 연비규제에 대한 대립 사례에서처럼 조율되지 않은 정책이나 내용을 사전에 공개해 정부에 대한 신뢰도 저하를 야기시키는 사례에 대해서도 관련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지우기로 했다.

이는 연비 재검증 과정에서 정부 부처간 극심한 혼선을 노출한 것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부처간 고질적 영역 다툼이 정말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며 질책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국토부와 산업부는 지난달 26일 현대차 싼타페와 쌍용차 코란도스포츠의 상반된 연비 측정 결과를 내놓았다. 사실상 각 부처의 판단이 다르니 최종 결정은 법원에 문의해 보라는 무책임한 발표에 부처간 불협화음에 대한 논란은 커졌고 소비자 1000여명이 ‘연비 부풀리기’로 적발된 이들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서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됐다. 더욱이 연비 검증을 중재한 기획재정부는 구체적인 대책이나 소비자 피해 구제에 대해 “절차상 의무가 없다”며 발뺌했다.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해야 할 국무조정실 역시 조정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무능의 민낯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시행될 저탄소차협력금제를 둘러싼 환경부와 산업부의 정면충돌, 규제를 대폭 풀기로 한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에 대한 산업부와 국토부간의 갈등에도 정부가 책임 소재를 따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김 실장은 최근 정부 조직개편안에 비판적인 보도자료를 낸 해양경찰 사례에 대해서도 ‘부처 이기주의’로 인한 엇박자 정책으로 규정하게 징계 및 인사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실장은 “세월호 사고 이후 정부조직 개편, 2기 내각 구성 등으로 공직환경이 급변하면서 하반기에 공직사회의 기강이 자칫 흐트러질 우려가 있다”면서 “행정공백·부처 이기주의 등 공직기강 해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엄정한 공직기강을 확립할 것과 강도 높은 복무관리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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