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연금에 가입한 직장인들의 절반 이상이 연금 수령액을 정확히 모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나생명은 29일 소비자패널 틸리언과 20~50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의 노후와 개인연금 준비에 대한 설문조사’에 대해 공동 조사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먼저, 매월 납부하고 있는 보험료는 10만원 이상 20만원 미만이 전체 650명 중 33.2%로 가장 많았다. 20만원 이상 30만원 미만이 22.2%로 뒤를 이어, 개인연금 가입자 중 절반 이상이 10~30만원 사이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험료로는 연금을 얼마나 수령할수 있을지 예측한 결과 가입연령, 공시이율, 연금개시조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매월 15만원씩 20년간 납입했을 경우 60세부터 종신연금형(10년보증)으로 매년 약 280~300만원의 연금을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즉 매월 수령할 수 있는 연금액은 약 23~25만원이다. 하지만 기대하는 연금수령액은 실제 수령가능한 연금보다 약 4~5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금 가입자 중 19.2%가 월100~125만원을 적정 연금 수령액으로 꼽아 보험료와 기대하는 연금액 사이에 상당한 차이를 보여줬다. 월 75~100만원을 적정 연금액으로 꼽은 사람이 15.8%로 뒤를 이었다.
또, 연금 가입자 중 절반 이상인 50.6%는 본인이 가입한 연금상품의 예상 연금 수령액을 모른다고 답했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연금의 강점인 복리 혜택을 제대로 누리려면 일찍 가입해서 오랫동안 연금을 굴리고, 연봉이 상승하는 만큼 연금 보험료도 높여야 기대하는 만큼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금 수령 시점과 관련해 개인연금 가입자의 절반 가까운 47.4%가 연금 수령은 60~64세 사이에 하고 싶다고 답했다. 65~69세가 28.3%로 뒤를 이었다.
보험사 등 금융권에서는 은퇴 직후부터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이 끊기는 구간인 ‘은퇴 크레바스’ 기간을 개인연금으로 대비할 것으로 조언하지만, 실제 개인연금 가입자들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또, 연금 수령 형태에 관해서는 절반 가까운 44.8%가 월 수령 금액이 적어지더라도 죽을 때까지 나눠서 받고 싶다고 답했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고, 평생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연금으로 버텨야 한다는 두려움이 반영된 듯 하다”며 “은퇴 직후에는 아직 젊고, 그간 모아둔 돈도 얼마 있으니 연금 없이도 생활이 가능한 기간을 최대한 늘리고자 하고, 연금 수령이 시작된 뒤에는 연금을 최대한 쪼개서 살자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개인연금 가입자 10명 중 7명(66.3%)은 연금 3층탑이라고 불리는 개인연금, 국민연금, 퇴직연금을 모두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응답자 중 대다수인 83.2%가 '보유한 연금으로 노후 대비가 불충분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81.7%)은 연금 외 다양한 방법으로 노후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절반 이상인 53%가 은행 예·적금에 가입한다고 답했다.
펀드나 주식이 28.9%로 두 번째로 선호되고 있었고, 부동산, 창업 등 제2의 직업 준비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