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로봇물고기 애물단지 전락...과거 MB 발언 회자 "저건 고기랑 같이 노는 로봇이다"

입력 2014-07-3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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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로봇물고기

▲2009년 방한했던 시진핑 당시 중국 부주석이 서울 세종로 녹색성장체험관에서 4대강에 선보일 환경감시 물고기 로봇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그러나 로봇 물고기는 대부분 불량품인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사진=뉴시스)

이명박 정부의 국책사업인 4대강 건설과 관련해 수질 감시용으로 만들어진 로봇물고기가 제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과거 이 대통령의 발언이 회자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11월27일 세종시와 4대강 사업 문제 등 당시 최대 현안에 관해 130분간 자유롭게 말하는 형식의 TV 토론회인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야당의 반대가 심했던 4대강 사업과 관련, 유난히 긴 설명을 붙였다. 더불어 로봇물고기를 등장시켜 시청자들의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 전 대통령은 로봇물고기가 수질을 감시하는 동영상까지 보여주며 "저건 로봇이다. 고기하고 같이 노는 것"이라고 소개하고 "대한민국의 수질 관리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4대강 문제로 수질이 나빠질 것이라는 (야당의)이야기는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사원의 조사 결과 57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4대강 수질 감시 로봇물고기는 4대강 구경조차 못해보고 고물 신세가 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랑을 무색케 했다.

감사원은 '로봇물고기 등 산업기술 분야 R&D 관리실태' 감사 결과, 로봇물고기 9개의 시제품 중 7개는 감사원이 감사에 나서기 전에 이미 고장나 있었고, 2대 중 1대도 테스트 과정에서 고장나 복구가 안됐다고 30일 밝혔다. 심지어 남은 1대로 성능검사를 했는데 성능은 당초 목표와 크게 동떨어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당초 사업계획서 목표에서 로봇물고기가 물속에서 수영하는 속도는 2.5m/s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1초에 0.23m도 헤엄치지 못했다. 또한 물속에서의 통신거리 목표는 500m였으나 실험에선 50m에 그쳤다. 4대강 폭이 50m가 넘는데 실제 강가에서는 통신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이야기다. 통신 속도 또한 목표는 4800bps였으나 실제로는 200bps로 24분의 1에 불과했다. bps는 1초간 송수신할 수 있는 비트의 수를 말한다.

이번 감사원 실험 항목 중에는 3대의 로봇물고기가 수중에서 그룹을 이뤄 목표물에 도달하는 '군집 제어' 기능도 있었으나 작동이 되는 게 1대 밖에 없어 아예 시도조차 못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실제 감사를 해보니 로봇물고기는 정상적으로 상용화해 운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4대강 로봇물고기 성능에 시민들은 "4대강도 날림, 4대강 로봇물고기도 날림" "4대강 로봇물고기 성능 뻥튀기였네" "4대강 로봇물고기, 조작할 걸 해야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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