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에볼라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한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할 방침이다. 서아프리카를 방문한 입국자에 대한 검역도 강화한다.
보건복지부·외교부·법무부·질병관리본부 등 10개 부처는 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회의 '에볼라 비상사태' 선언과 관련해 후속조치를 논의하며 이같이 밝혔다.
특별여행주의보는 가급적 해당지역에 대한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체류자는 긴급한 용무가 아닌 한 귀국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다. 발령기간은 기본 1주일로 상황 종료 전까지 자동 연장된다.
아프리카 최대 인구국 나이지리아에서는 지금까지 7명의 에볼라 출혈열 환자가 발생해 라고스에서 2명이 사망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는 현재 700여 명의 동포가 거주 중이며, 라고스에 200여 명, 나이지리아 남쪽 니제르 델타에 400여 명이 머물고 있다.
이미 특별여행경보가 내려졌던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3개국에 대해서는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채 현재 경보를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WHO 긴급위원회는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6∼7일(현지시간) 이틀간 에볼라 바이러스 대책을 논의하고 만장일치로 현 상황을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로 규정했다.
정부는 감염내과 전문의사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을 외교부 신속대응팀과 함께 내주 중에 나이지리아로 파견해 현지 현황을 파악하고, 의심환자 발생 등의 상황이 생기면 곧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4개국에서 직접 입국하거나 경유한 입국자에 대한 검역도 한층 강화한다.
특히 다른 나라 국적자라도 해당 4개국을 출발해 경유 승객으로 국내에 입국하는 경우 추적해 검역과 모니터링을 실시하며, 해당 4개국 방문 후 제3국에서 체류하다 입국해 파악이 힘든 경우에 대비해서는 기내방송을 통해 자진신고를 안내하기로 했다.
유사시를 대비해 기내에 승무원과 의심증상자를 위한 마스크, 장갑 등 보호장비도 구비할 계획이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에볼라 출혈열은 무(無)증상기에는 전염되지 않고 호흡기 전파가 아닌 혈액, 체액 등에 노출되는 근접 접촉을 통해 전파되므로 국내 유입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