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배당소득 증대 세제 혜택으로 주주가 감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장사는 지난해 기준으로 10곳 중 1곳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에 인색했던 10대 재벌그룹 계열사들은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배당증가액 등 고배당 기업 선정 기준에 도달하지 못해 대상에서 제외됐다.
12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배당소득 증대세제를 도입하기에 앞서 지난해 1700여개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상장사의 실적을 바탕으로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170곳 정도가 수혜 대상으로 분류됐다. 이 중 10대 재벌 그룹 계열사는 2~3곳에 불과하고, 배당 성향이 높은 중소·중견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700여개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상장사 중 10대 재벌그룹(삼성·현대차·SK·LG·롯데·GS·현대중공업·한진·한화·두산) 계열 상장기업은 93곳으로 배당세제의 수혜를 입는 기업은 30곳 중 1곳도 안된다. 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10대 재벌그룹 총수가 배당소득 증대 세제에 따른 감세 혜택을 사실상 누릴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에프앤가이드가 같은 방식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시장평균 배당성향·배당수익률이 3개년 평균 120% 이상이면서 배당금이 10% 늘어나 ‘우수생’ 유형으로 배당소득 증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총 56개다.
최상위권에는 한전산업·덕양산업·유아이엘·스타플렉스·국제엘렉트릭 등 중소·중견기업이 주로 포진했다. 10대 재벌그룹 계열사 중에선 두산그룹 계열사인 오리콤이 유일했다. 또 3개년 배당성향·배당수익률이 50% 이상으로 총 배당금이 30% 이상 증가한 ‘노력형’ 기업으로는 파라텍·HRS·일신방직·아이디스·토비스 등 90개 상장사가 꼽혔다. 10대 재벌그룹 계열사 중에선 LG하우시스·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오리콤 등 3곳이 해당됐다. 특히 GS리테일·두산중공업·기아차·삼성중공업·삼성카드 등 10대 재벌그룹 계열사 21곳은 배당성향·배당수익률 측면에서 노력형 유형을 충족, 올해 30% 이상 배당을 큰 폭으로 늘리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그동안의 관행으로 미뤄볼 때 30% 이상 배당을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0대 재벌 그룹 계열사는 기본적으로 배당정책이 인색해 이번 세제 개편 때문에 배당을 크게 늘릴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