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전격적인 합병 발표에 증권가에서는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그룹의 사업 구도 재편을 위한 갑작스러운 합병으로 합병비율에 대한 밸류에이션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것. 또한 향후 실적의 불확실성 역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중공업은 1일 삼성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합병은 삼성중공업이 삼성엔지니어링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삼성중공업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1주당 삼성중공업 주식 2.36주를 삼성엔지니어링 주주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발표 소식에 시장은 '환호'했다. 이날 양사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것. 삼성중공업은 1700원(6.24%) 오른 2만8950원에 마감했으며 삼성엔지니어링은 12% 넘게 오르며 장을 마쳤다.
증시 전문가들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합병으로 장기적으로 엔지니어링 능력 보강에 따른 시너지는 기대된다는 판단에서다.
일단 중공업이 프로젝트 관리에 애를 먹고 있는 두 대형 해양공사(호주 익시스 CPF/30억불, 나이지리아 에지나 FPSO/ 30억불)의 보다 안정적인 수행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엔지니어링 입장에선 장기적으로 신규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쉬움을 나타내는 의견도 나왔다. 합병비율에 대한 아쉬움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비율을 살펴보면 1:2.36으로 자본총계가 9596억원인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주에게 2조 5451억원 가치의 신주를 부여했다.
양사의 자본총계 합산은 6조6100억원으로 합병 기준 존속법인의 시총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주주의 지분율은 29.0%이다. 하지만 삼성엔니어링의 자본총계 기여 비중은 13.4%에 불과하다.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다소 불리한 비율로 합병이 진행됐다는 의견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재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중공업 주주들 입장에선 시간을 두고 합병을 검토했다면 좀더 유리한 비율로 합병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가질만하다"며 "특히 엔지니어링의 경우 지나치게 높은 부채비율, 더딘 실적개선 등 뚜렷한 악재요인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단기적으로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시너지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양사가 대형 EPC(설계·구매·제작) 공사에서 실적 악화의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기 때문.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룹 사업구조 재편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단계임은 분명하다"면서도 "합병 효과와 실적의 불확실성은 본격적인 주가상승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