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이르면 오는 19일 미국 뉴욕증시 데뷔를 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알리바바는 상장을 통해 최소 210억 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대로라면 이는 페이스북이 세운 기술업체 최대 IPO라는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알리바바의 상장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올해 IPO 시장은 2000년 이후 가장 숨 가쁜 한 해를 보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버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IPO 숫자는 늘었지만 질적인 부문에서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IPO로 인한 수익률은 올해 혼재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학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적자기업이 IPO 시장을 차지하는 비중이 14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증시에 데뷔한 188개의 기업 중 3분의 1 가까이가 공모가를 밑도는 주가를 기록했다.
특히 증시에 갓 데뷔한 주식의 첫 3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19%에 그쳐 수익률이 예년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 36%를 기록한 지난해는 물론 2012년(23%)에도 밑도는 수익률이다.
캐슬린 스미스 르네상스캐피털 IPO 상장지수펀드(ETF) 매니저는 “알리바바와 같이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을 제외하고 고평가된 상당수 기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들은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치를 넘어 회사 가치를 쥐어짜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흐름은 바이오 종목 및 기술주에서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바이오제약업체 메디운드(MediWound)의 주가는 첫날 종가에서 60% 빠졌다. 모바일 게임 ‘캔디크러시 사가’로 유명한 게임 개발업체 킹디지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월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했지만 상장 이후 29% 급락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대를 한몸에 받는 기업들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자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 심리가 지속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인베스터플레이스 편집자 제프 리브스는 “투자자들은 특정한 매출이나 순이익 구조를 가지지 못한 기업들에 투자하거나 블록버스터급 신약에 대한 당국의 허가 등 막연한 기대로 움직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