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웨스트항공이 명실공히 미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로 자리를 잡으면서 주가가 날개를 달았다.
사우스웨스트의 주가는 올 들어 71%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종목 가운데 3번째로 좋은 성적이다. S&P500지수가 올 들어 10% 오른 것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성장세다. 지난 5년간 누적 상승률은 285%에 달한다. 이는 회사의 투자 매력이 단기적인 이슈나 어닝서프라이즈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세에서 비롯된 것임을 나타내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지난 7월 한 달에만 여객 사업을 통한 매출을 지난해보다 6.6% 끌어올렸다.
사우스웨스트가 이처럼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철저히 효율성에 중심을 둔 경영에 있었다.
1967년 ‘에어사우스웨스트’란 이름으로 시작한 사우스웨스트는 그야말로 영세 항공사였다. 소속 비행기는 보잉 비행기 3대가 전부였다. 창업자 허브 켈러허는 회사 규모가 작은 만큼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불필요한 서비스는 줄이되 가격은 경쟁사보다 낮춘다면 사업적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회사는 1971년 사명을 지금의 ‘사우스웨스트항공’으로 바꾸면서 본격적으로 항공산업에 뛰어든다.
세계 최초로 저가 항공사 시대를 연 것이 바로 효율성 증대의 결실이다. 복잡한 허브공항을 경유하는 기존의 ‘허브 앤드 스포크’ 방식을 버리고 지방 공항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직항노선 개발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경유해야 하는 불편함을 덜어주는 동시에 비싼 허브 공항 사용료를 절감하는 이중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비행기 기종은 보잉 737로 통일했다. 조종사 교육, 부품재고 등 유지관리비 최소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였다. 이후에도 사우스웨스트는 부득이하게 보잉 727를 몇 년간 리스한 것을 제외하고 계속 737을 애용해왔다.
1973년에는 좌석등급과 선택권을 없애고 ‘선착순 탑승’을 도입했다. 대신 경쟁사의 절반 정도로 비행기 삯을 내리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를 통해 사우스웨스트는 ‘고속버스보다 더 싼’ 비행기 요금을 현실화시켜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미국 항공전문지 에어트랜스포트월드(ATW)에 따르면 1975년 사우스웨스트는 480유상여객킬로미터(RPK)를 기록했으나 1979년 불과 4년 만에 2405RPK를 기록해 효율성을 5배 넘게 끌어올리기도 했다. RPK는 돈을 지불하고 비행기를 이용하는 고객 수와 해당 항공기의 이동거리를 곱한 것으로 통상 항공사의 규모의 성장세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로 여긴다.
전문가들은 사우스웨스트의 또 다른 성공 비결로 마케팅 전략에 주목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마케팅의 핵심이 경험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우스웨스트의 경영 전략에는 항상 ‘마음(Heart)’이 중심에 있다고 극찬한 것이다. 회사의 증시 상장명도 회사의 다른 기업들처럼 앞글자를 딴 것이 아니라 회사의 허브공항인 댈러스러브필드이자 ‘사랑’이라는 뜻을 따와 ‘LUV’로 정했다.
사우스웨스트는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승무원들의 공감 능력이 고객의 마음을 여는 열쇠라고 생각했다. 이에 승무원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도 그룹 면접을 시행해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이는 발표하는 사람이 아니라 발표를 듣는 사람이 얼마나 공감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뽑힌 직원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대우했다. 직원이 겪는 경험이 곧 고객이 겪는 경험이라는 생각에서다. 그 결과 9·11 테러 이후 수많은 항공사가 파산과 통·폐합을 거쳤지만 사우스웨스트는 승승장구할 수 있었으며 미국에서 존경받는 기업으로 손꼽히게 됐다. 실제로 미국 취업정보 사이트인 글래스도어는 기업문화와 가치 측면에서 ‘올해 현직 직원들이 만족하는 기업 6위’에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선정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