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SW의 글로벌 경쟁력 ‘현지화’

입력 2014-10-14 17:2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이홍구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SW)의 2013년 수출액은 약 6억 달러로 전 세계 수출액의 0.3%, 세계 순위 25위에 그쳤다. 필리핀(22억 달러, 14위), 말레이시아(20억 달러, 18위)보다 낮은 수준이다. 협회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SW 기업들이 SW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로, SW 제품의 현지화 실패를 꼽고 있다.

필자는 오랫동안 여러 다국적 IT기업을 거치면서 본사로부터 한국 내 사업을 총괄하는 책임을 제안받은 적이 있다. 본사의 방식이 아닌 한국 여건에 맞게 사업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조건으로 필자는 제안을 받아들였고, 생산부터 A/S까지 모든 사업정책을 한국 시장의 특성에 맞게 바꿔 놓았다.

그 결과, 한국에서의 사업은 빠르게 성장했고 안정적 시장을 확보하며 성공을 이어갔다.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제품과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현지화와 실행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경험했던 일례다.

SW 제품은 일반 상품의 수출과는 달리 현지 언어, 문화, IT 사용환경 등과 맞춰 구동돼야 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더욱더 현지화에 따라 수출의 성패가 갈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많은 국내 SW 기업들이 훌륭한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고도 현지화의 벽에 부딪혀 해외진출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금과 인력의 선행적 투자가 있어야 후행적으로 성과가 나타나는 비즈니스에 있어, 결과에 대한 보장 없이 해외시장 진출을 결정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업들의 자구적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중소 규모 기업이 많은 국내 SW업계의 특성을 고려하면 정부의 체계적 지원 시스템이 더욱 절실해지는 이유다.

정부는 국내 SW 수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미래부는 지난해 중·소 SW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해외 정보화 컨설팅 지원’ 및 ‘수출형 소프트웨어 제품화 지원’ 사업을 시작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ICT·SW 중소기업 수출지원 센터’를 개소하는 등 SW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도 최근 중소기업청이 진행하는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 선정돼 향후 해외 진출을 위한 정부의 다각적 지원을 받게 됨에 따라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행보에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올해도 정부는 ‘SW 중심 사회’를 선언하고 SW 중심의 국가경쟁력 제고에 팔을 걷어붙이는 등 정부의 전격적 지원이 더해지면서 국내 SW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도 더욱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국내 SW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정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현지화 전략을 수립하고 과감한 실행력을 통해 해외시장을 뚫는다면, 세계에서 한국 SW가 위상을 떨칠 날도 머지않았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이재명, '위증교사 1심 무죄'..."죽이는 정치 말고 살리는 정치 해야"
  • "여보! 부모님 폰에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해드려야겠어요" [경제한줌]
  • 갖고 싶은 생애 첫차 물어보니…"1000만 원대 SUV 원해요" [데이터클립]
  • 농심 3세 신상열 상무, 전무로 승진…미래 먹거리 발굴 힘 싣는다
  • ‘아빠’ 정우성, 아이 친모는 문가비…결혼 없는 양육 책임 뒷말 [해시태그]
  • 논란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막후 권력자는 당선인 아들
  • 국민연금, 삼성전자 10조 ‘증발’ vs SK하이닉스 1조 ‘증가’
  • "권리 없이 책임만" 꼬여가는 코인 과세…트럭·1인 시위 ‘저항 격화’
  • 오늘의 상승종목

  • 11.2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1,311,000
    • -3.35%
    • 이더리움
    • 4,794,000
    • +2.63%
    • 비트코인 캐시
    • 693,000
    • -2.94%
    • 리플
    • 1,996
    • -1.48%
    • 솔라나
    • 330,200
    • -5.93%
    • 에이다
    • 1,343
    • -6.15%
    • 이오스
    • 1,116
    • -5.5%
    • 트론
    • 275
    • -5.17%
    • 스텔라루멘
    • 692
    • -11.6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200
    • -2.97%
    • 체인링크
    • 24,540
    • -1.6%
    • 샌드박스
    • 975
    • +11.1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