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5’. 한국 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 수입니다. 그러니 아침 9시, 장이 열리는 매 순간은 2225개의 이야기가 새로이 쓰이는 현장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어떤 기업은 실적이 좋아 싱글벙글하고, 또 다른 기업은 새 시장을 개척해 올해가 기대된다고 합니다. 반면 어떤 기업은 임상시험 실패, 오너리스크 같은 성장통을 겪기도 합니다.
“그런데요. 담당하는 영역이 어디세요?”
대답하기가 참 힘듭니다. 정말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많이 썼기 때문이지요. 산업부가 아닌데 자동차 업계 르포를 쓰고, 유통부도 아닌데 일본 불매운동과 인터넷 폰지사기를 다뤘습니다. 기자회견 현장을 찾고, 고발성 기사도 씁니다. ‘덕후의 경제’라는 코너를 통해 한 가지에 빠진 전문가(?)들도 만났습니다. 지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8월 어느 금요일 아침, 목덜미가 서늘해졌습니다. 9시 증시 개장과 동시에 코스피 지수가 주저앉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눈 한 번 깜빡하는 새에 시가총액 수조 원이 사라지고, 두 번 깜빡깜빡하는 새에 2000선도 무너졌습니다.
기자실에 긴장이 가득찬 만큼 전화 부스도 꽉 찼습니다. 전문가들, 즉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흥행이 안 되는 기사를 쓰는 사람이지.”
한 선배에게 법원 기자에 관해 묻자, 돌아온 대답입니다. 법조 기자는 분야가 둘로 나뉩니다. ‘검찰 기자’와 ‘법원 기자’. 검찰 기자가 맡는 수사 과정에서 나오는 기사는 흥미롭고, 파격적이고, 신선합니다.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검찰 단계를 지나면 법원 기자가 사건을 따라갑니다.
흔히 '자동차 산업'을 말하면 '현대ㆍ기아차' 등 완성차 회사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이들 완성차 회사의 규모가 크긴 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전부는 아닙니다.
100만 원도 안 되는 부품 하나가 없어 현대차 공장이 멈춰 섰습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이 중국에 있는 공장을 가동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는 2만여 개
‘돈 안 드는 일 하나 없다’라는 말이 있죠. 그래서 돈은 마치 지도와 같습니다. 돈의 흐름을 쫓아가 보면 어느새 하나의 그림이 그려집니다.
자본시장부는 돈의 궤적을 좇아 시민에게 전달합니다. 잘못된 지도를 전달하면 길을 헤매기에 십상입니다. 그래서 더 긴장하고, 꼼꼼히 돈의 방향을 추적해 알아내려고 합니다.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여전히
금융부는 ‘돈이 흐르는 곳’입니다. 돈이 흐르는 곳이라면 어디든 취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돈이 흐르다 멈추면 그것 자체로 기삿거리고, 없었던 곳에서 돈이 흐르면 그것도 기사가 됩니다. 쉽게 말해 돈을 취재하면 됩니다.
도덕은 우리더러 돈만 좇아선 안 된다고 하죠. 그렇지만 금융부에선 돈만 좇아야 합니다. 추구하는 게 아니라 따라가야 한다는 것
“출입처가 없다.”
이투데이 뉴스랩부 기자로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입니다. 출입처가 없기에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성역 없이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하청업체 노동자로 목숨을 잃은 김용균 씨 어머니를 만나고, 이충연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을 인터뷰했습니다. 어떤 날은 홍대에 가서 버스킹 체험 기사를 쓰고, 다른 날은 ‘타다’를 타
어느덧 봄이 왔습니다. 벚꽃이 물들인 핑크빛 하늘에 설렘이 가득한 계절입니다. 흩날리는 벚꽃을 보고 있노라면 아름다움에 눈이 부시다가도 머리 위에 잔뜩 쌓인 꽃잎이 성가시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일 년간 증권부 기자로서의 삶도 여의도에 활짝 핀 벚꽃과 같았습니다.
총성 없는 전쟁이 온종일 벌어지는 곳이 주식시장입니다. 장이 열리는 순간부터
기자란 고약한 일입니다. 남의 장점을 치켜세우기보다는, 잘못을 꼬집는 일을 더 많이 합니다. 독자 역시 기자가 빤한 칭찬을 늘어놓기보다는 따끔한 쓴소리를 하길 더 바랍니다.
고약한 일을 하다 보니 제 성격도 고약해졌습니다. 누군가 뜨끔할 수 있는 기사를 쓸 때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래야만 더 좋은 방향으로 세상이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제가
‘수습 기자’ 딱지를 떼지 못한 작년 5월. 선배로부터 갑자기 고(故) 구본무 LG 회장 빈소가 있는 서울대학교 병원으로 오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입사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은 때였습니다.
장례식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수많은 기자가 취재하고 있었습니다. 경험이 없었던 저의 머릿속은 복잡해져 가만 갔고, 재계 유력인사들은 계속 빈소에 도착하고 있
기자 세계에 발을 디딘 지 50여일이 됐다. 지난해 12월 1일 인턴에서 수습기자로 전환됐으니, 수습기자가 된 지 50일 남짓된 셈이다. 베테랑 선배들에 비하면 아직 '초짜 중의 초짜'다. 그럼에도 감히(?) 도발적인 주제를 정해봤다.
본인도 못 뗀, 수습기자가 전하는 ‘수습 떼는 세 가지 방법’.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그간 선배들
“수습기자에 합격했다는 문자를 받고 펑펑 울었어요. 발표 시각 직전까지 1분 1초가 온몸으로 느껴졌죠. ‘축하합니다’ 문자 받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달이나 지났네요.”
김하늬 이투데이 수습기자에게 합격 당시의 소감을 묻자 그의 눈가는 그때의 회상으로 촉촉해졌다. 16일 을지로입구역 근처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투데이 공채 9기 전형으로 지난해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