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를 경험한 항공과 해운업계. 두 업계 뒤에는 늘 ‘불황’이라는 단어가 수식어처럼 따라다니며 업황을 짓눌렀다. 실적 악화는 물론 기업 자체가 흔들릴 정도의 유동성 위기까지 불거지며 좌초 위기로 내몰리기도 했다. 내년에도 불황의 끝은 쉽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며 업계는 냉기류가 가득하다.
◇흔들리는 해운업계= 2
올해 유통업계는 불황에 따른 경영 환경 악화 때문에 실로 치열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식품, 패션, 화장품 업계 매출이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라면 상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갑을(甲乙) 관계’ 논란은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또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은 수산물 매출 급감 등 식탁의 지형도를 바꿔 놓았다.
이 밖에도 불황으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2013년은 추웠다.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전방산업이 살아나지 못한 데다 북미 셰일가스 개발 붐, 중동산 에탄기반 제품 등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압박이 업계를 내내 괴롭혔다. 불황까지는 아니지만 온갖 위협에 노출되면서 실적 또한 좋지 못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올 3분기 실적은 대체적으로 다소 부진했다.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
올해 철강업계의 주요 화두는 ‘위기’라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요는 위축됐지만, 공급량은 오히려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은 속절없이 반토막 났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중국 철강사들의 저가 공세와 원화 강세로 철강업계는 몸살을 앓았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정부가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원가부담이 가중됐다. 불안한 형국에 정준양 포스코 회장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돌풍이 거셌고, 쌍용자동차는 회생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내수시장 점유율이 뒷걸음질 치는 부진을 겪었다.
수입차는 11월까지 14만4092대가 팔려 연 15만대 판매 돌파가 유력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9% 늘어난 수치다.
◇수입차 부상에 현대차 “안방 지켜라” = 수입차의 성장은 B
전자업계는 한국경제를 이끄는 대들보 역할을 올 한해 충분히 해냈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승승장구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SK하이닉스 역시 역대 최고의 실적을 냈다. 반면, 전자업계의 또 하나의 축인 TV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장기 불황에 허덕이며 다소 힘든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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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 올해 최악의 한해를 보낸 기업들이 내년을 기약하며 위안을 삼는 문장이다.
2013년 국내 산업의 머리글은 온통 ‘위기’와 ‘최악’이라는 단어로 채워졌다. 올해 산업계는 경제민주화에 따른 각종 규제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 안팎에서 매섭게 몰아친 한파에 좌절을 맛봤다.
경영계는 총수들의 연이은 구속과 재판, 검찰 수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