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약관을 이용하면서 표준약관을 쓰는 것처럼 고객을 속인 한국씨티은행과 듀오정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16일 표준약관 표지를 허위로 사용한 한국씨티은행과 듀오정보에 각각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표준약관은 건전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사업자들이 불공정한 약관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정위가 권고하는 약관이다. 현행법은 표준약관에 비해 고객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약관이 표준약관이라는 표지를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 2007년 1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사용한 여신한도거래약정서에 ‘표준약관 제10008호’라는 표시를 붙였다. 하지만 씨티은행이 사용한 이 약관에는 은행의 재량으로 여신한도를 줄이거나 여신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표준약관에 비해 고객에 불리했다.
결혼정보업체인 듀오정보는 2011년 2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사용한 결혼정보서비스 약관에 ‘표준약관 제00027호’라는 표지를 붙여 고객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 약관에는 사업자의 면책조항이나 위약금 조항 등 표준약관에 없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두 사업자가 고객에게 불리한 약관을 사용한 것을 문제 삼을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우선 표준약관을 이용하는 것처럼 고객을 속인 점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2013년 3월 약관에서 표준약관 표시를 삭제했고 듀오정보는 2012년 7월 표준약관과 같은 내용으로 약관을 시정해 각각 법 위반 상태에서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