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본회의를 통과한 예산안을 살펴보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지원 예산 5064억 다음으로 많이 증액된 분야가 국토교통부 편성 SOC로, 4000억원이 배정됐다. 특히 증액된 4000억원 중 도로와 철도를 새로 짓는 데 들어가는 돈만 무려 3300억원이 넘는다. 이를 두고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SOC·토건예산 부활 예산”이라고 평가했다.
새로 건설되는 도로나 철도 중에서도 증액 규모가 큰 사업은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함양-울산고속도로 △별내선복선전철 △천왕-광명광역도로 등으로 각각 200억원씩 증액됐다. 이어 △영천-언양고속도로 △성남-여주복선전철 △부산-울산복선전철 △서해선복선전철 등이 각각 100억원씩 늘어났다.
애초 정부가 편성했던 예산안에 아예 없었던 사업을 국회가 예산을 밀어 넣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200억원이 배정된 천왕-광명광역도로 건설 사업을 비롯해 ‘인덕원-수원복선전철’ 70억원, ‘양산-동면국지도건설’에 65억원, ‘장항선복선전철’ 50억원, ‘김천-구미’ 구간과 ‘포산-서망’ 구간 국도건설에 각각 10억원 등 25건이 넘었다.
‘호남 고속도로 동광주 IC에서 광산 IC 구간’ 확장 공사의 경우 증액 규모는 6억원으로 크지 않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아 정부가 예산편성을 거부했음에도 국회가 억지로 예산을 배정한 사례다.
반면 국회에서 감액한 도로·철도건설 사업은 △광명-서울간 민자고속도로 관련 국비지원예산 –100억원 △영산강변 도로개설 –31억원 △수도권복합물류터미널 확장진입도로 –20억원 등 단 3건에 불과했다.
예결위원회 관계자는 “의원들이 증액할 예산을 염두에 두고 감액심사를 먼저 진행하기 때문에 사실상 예산안 증감심사가 끼워 맞추기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런 심사 관행이 바뀌지 않고서는 퍼주기 예산편성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