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악성대출 규모가 내년 하반기 최고치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에 이에 따라 몸집이 점점 커지는 악성대출이 중국 경제의 또 다른 뇌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영 배드뱅크인 동방자산관리공사는 연간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에 대한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악성대출은 내년 말 1조1300억 위안(약 204조5700억원)을 기록, 전체 대출의 1.52%를 차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악성대출 증가 추세는 앞으로 4~6개 분기 지속할 것이며 금융권에서 악성대출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내년 중반이나 말께 최고치를 찍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악성대출 규모는 지난 12개 분기 연속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시중 은행의 회수 불가능 부채는 9월 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36% 급증해 7669억 위안을 기록했다. 동방자산관리공사는 올해 말 중국 시중은행의 악성대출 규모가 8277억4000만 위안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체 대출에서 악성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월 말 1.16%에서 올 연말에는 1.23%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부동산 가격 하락과 까다로운 신용정책으로 부진을 겪는 가운데 내년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악성대출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7.3%, 전분기(7.5%)보다 낮을 성장세를 기록했다. 중국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7.5%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7.7%였던 연간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것이다.
중국은 1990년대 말 악성대출이 급증하자 동방자산관리공사를 비롯해 4개의 국영 배드뱅크를 설립했다. 배드뱅크는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이나 채권만을 사들여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기관을 말한다.
동방자산관리공사는 시중은행들이 부실자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처리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특히 중국 북부와 동부 지역 은행들이 부실자산에 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