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스팩과 공약 면에서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쟁쟁한 분들이며 업계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별 차이점을 찾기 힘듭니다. 결국 회장 당선 이후 누가 진정성있게 업계와 소통하며 공약 행보를 이어 나갈지가 관전 포인트죠.”
한 대형 증권사 대표는 차기 협회장에게 바라는 희망사항을 묻자 이같이 언급했다.
오는 14일 면접과 20일 회원사 총회 투표를 앞두고 각 후보들은 하루에도 5~6군데 이상 회원사를 방문하며 밑바닥 표심을 다지고 있다.
금투협 회장은 한 해 6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고 5억원 규모의 연봉을 받는 자리다. 특히 160여개 증권사, 운용사, 선물사, 신탁사 등 자본시장의 이익을 대변하고, 순수하게 민간의 표심으로 선택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여타 금융협회장들 대비 상징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후보자들의 열 띤 선거전 속에 금융투자업계 CEO들이 차기 회장에게 바라는 가장 큰 기대 사항은 결국 시장 중심으로 협회을 이끌어 가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대다수였다.
A증권사 대표도 “금투협은 결국 회원사들을 위한 조직으로 자본시장의 발전과 회원사들의 생존과 권익을 지키는 대표 단체이기 때문에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책당국과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자가 회장이 되어야 한다”며 “어느 때보다 업황이 어렵기 때문에 회원사들 위에 군림하려는 생각보다는 같이 위기를 돌파하고 합리적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인품을 갖춘 자가 표심을 많이 획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B증권사 대표는 “정부 협상력과 업계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금융당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분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결국 정부나 금융당국과 맞서기 보다는 리더십과 포용력, 협상력을 갖춘 회장이 당선돼 침체에 빠진 업계를 살리는데 구심점이 되주길 바란다는 기대가 높은 것.
지난 2009년 3개 협회가 통합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자산운용사 CEO들이 차기 회장에게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대표는 “실상 금융위기 이후 펀드시장이 정체 국면인데, 운용협회가 통합된 이후 운용사들이 금투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소외되고 열세라는 인식들을 누구나 갖고 있다”며 “증권사에 대한 입장도 중요하지만 운용사들의 생각이나 입장을 대변하고 실현할 수 있는 마인드를 지닌 분이 차기 회장에 당선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운용사 대표도 “중소형운용사는 아예 주요 포럼이나 모임도 번번이 배제되는 경우가 그동안 없지 않았는데, 차기 후보군들 일부는 회원사가 부르면 달려오겠다는 공약까지 내걸어 내심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