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화점업계가 ‘점포 확장’도 아닌 ‘명품 및 패션브랜드 유치’도 아닌 ‘디저트 매장 늘리기’에 전력을 쏟고 있다. 그야말로 달콤살벌한 전쟁이다.
내수침체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백화점들은 최근 식품관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백화점업계가 식품관을 전면적으로 단장한 이후 매출이 증가하면서 ‘식품관 리뉴얼 효과’를 몸소 체감했기 때문이다. 식품관의 꽃은 바로 ‘디저트’다. 백화점들은 유명 디저트 브랜드를 속속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달콤함으로 고객 발길 잡자… 매출도 껑충= 백화점업계는 식품관을 전면적으로 단장한 이후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8월 신세계푸드마켓 오픈 한 달여 만에 식품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식품관을 찾은 이들은 명품 소비도 함께하면서 명품 매출도 9.2% 동반 상승했다.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무역센터점을 리뉴얼한 이후 한 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8% 신장했다. 특히 식품관 23.5%, 해외 패션관이 18.5%나 각각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식품관 리뉴얼 효과를 경험한 백화점들은 모든 연령층이 공통적으로 찾는 디저트 매장에 주목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9월 디저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13.5%나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유명 디저트 매장이 들어오면 이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많아지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고객의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지난해 1∼9월 디저트 부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6.7% 늘었다. 잇따라 입점시킨 ‘40192’, ‘주니어스 치즈케이크’, ‘치즈케이크 팩토리’, ‘달롤’ 등에 손님이 몰린 덕분이다.
지난 1년간 AK플라자 식품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메뉴 역시 ‘아이스팩토리’의 스틱아이스크림, ‘스페로스페라’의 누텔라크레페, ‘라롬드뺑’의 크로켓 등으로 모두 디저트가 차지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디저트 브랜드들의 입소문이 가장 빠르다”면서 “수원점·구로점도 지역별 유명 디저트 브랜드를 엄선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이 무역센터점에 입점시킨 수제 초콜릿 ‘고디바’는 월 매출 3억원을 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디저트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 백화점들은 물론 호텔 및 외식업계에서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핫텐도는 1933년 오픈 이래 3대째 크림빵만 만들어 온 브랜드다. 일본 히로시마에 위치한 본점을 포함해 일본에서 총 14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핫텐도’의 대표 상품인 커스터드 크림빵과 생크림 빵 등 6종을 개당 28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최혜민 현대백화점 조리식품 바이어는 “일본 롤케이크 ‘몽슈슈’를 비롯해 지난해 선보였던 동아시아 유명 디저트들이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핫텐도 입점을 추진하게 됐다”며 “핫텐도 크림빵은 만들어진 당일 일본에서 배송돼 식약처의 정밀검사를 받고 판매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추후 압구정본점, 목동점 등에 추가 입점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식품부문 황슬기 수석바이어는 “1년 넘게 3명의 바이어가 일본을 수차례 방문하며 입점과 현지 맛 재현 등에 대해 논의한 끝에 핫텐도를 유치할 수 있었다”며 “올해 핫텐도를 시작으로 프랑스, 일본 등 디저트가 강한 나라의 유명 브랜드를 유치해 디저트 상품군을 강화하고, 본점에 ‘디저트 스트리트’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