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하나은행장이 난항을 겪고 있는 하나·외환은행의 통합과 관련해 양행의 화학적 통합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쟁력 있는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고객기반과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연구개발(R&D) 센터를 신설하는 등 신성장 동력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김 행장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타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혁신적인 사고와 실행력을 바탕으로 △고객기반 확대 △리스크관리 명가의 자존심 회복 △신성장 동력 강화 △성공적인 원뱅크(One Bank) 토대 구축 등을 중점과제로 추진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법원의 결정으로 물리적인 통합이 다소 지연됐지만 성공적인 원뱅크 토대 구축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부분”이라며 “그 동안 양행 간 선 물리적 통합, 후 PMI를 추진해 왔다면 이제는 화학적 통합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이를 위해 양행 영업점, 부서 간 문화교류를 확대하고 감성통합 프로그램과 가족 공동행사 등을 함께 개최해 공동체의식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여수신 상품, 대고객 서비스 등 영업과 마케팅 부문에서 협업을 강화하고 공동 광고와 홍보 등을 통해 양행의 시너지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행장은 고객 수 증대를 위해 본부 중심의 기관영업과 집단영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영업점은 집단영업의 기회를 발굴하는 딜소싱(Deal Sourcing)에 주력하는 한편 본부는 그 영업기회를 구체화해서 성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계좌이동제 등 제도변화에 대비해 상품 라인업을 재구성하고 대고객 서비스의 질적 수준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리스크관리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현장 중심의 리스크·심사 지원을 강화하고 거액 부실여신 예방을 위해 사전적 여신감리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성장 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센터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핀테크 등 신기술을 활용한 신규 사업기회를 창출하고 IT기업 등 전략적 파트너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국내에 축적된 스마트금융 기술 및 인프라를 그룹차원의 핵심 성장동력인 글로벌 부문과 접목시키는 한편 조직문화 개선, 지역별 특화은행 수립 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 행장은 마지막으로 임직원들에게 중용(中庸)에 나오는 ‘행원필자이(行遠必自邇) 등고필자비(登高必自卑)’라는 말을 인용, “멀리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출발하고 높이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곳부터 시작하라 는 뜻”이라며 “작은 일에서부터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