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은행과 비은행에서 받은 대출금이 지난해 역대 가장 큰폭으로 늘었다. 이는 저금리 기조에서 임대수익을 노린 부동산업 대출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산업대출금 잔액은 882조9000억원로 1년 전에 비해 6.7%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8년 이후 가장 큰폭의 오름세다. 산업대출은 2011년(6.6%) 급증한 이후 2012년(2.6%)에는 축소됐으나 , 2013년(4,8%)부터서는 확대되고 있다.
최영엽 한은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지난해 산업대출은 정책금융공사와 산업은행이 통합한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5.5% 늘었는데 이 역시 전년의 증가폭보다 확대된 것”며 “시설자금이 견조하게 늘고 서비스업 부문에서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대출이 활발하게 이뤄진 영향이다”고 말했다.
산업대출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308조2000억원)이 1년 전에 비해 7.7% 늘었다. 전년(6.4%)보다 0.7%포인트 확대됐다. 자동차‧트레일러(12.6%),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8.4%) 등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서비스업 산업대출(308조2000억원)은 같은 기간 8.0% 증가했다. 특히 이중 부동산 및 임대업(130조4000억원)이 15.5%나 늘었다. 역대 가장 큰폭이다.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은 2012년에는 0.8%로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2013년(9.2%)부터 가파르게 늘고 있다.
최영엽 부국장은 “저금리 기조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조달금리)보다 부동산 임대를 통해 얻는 운용수익이 높아짐에 따라 2013년부터 부동산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대출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15조3000억원)이 12.2% 증가해 눈에 띄었다.
건설업(39조1000억원)은 9.6% 축소, 관련 통계 집계 후 줄곳 감소세다.
산업대출을 자금 용도별로 보면 단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운전자금(576조9000억원)이 1.9%, 장기 용도인 시설자금(306조원) 16.9% 늘었다.
기관별로 보면 은행(730조5000억원)이 8.4% 증가한 반면 비은행(152조4000억원)은 1.2%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