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창설하면서 ‘괴물’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피케티 교수는 10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총선 승리와 유럽의 재정난 문제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유럽연합(EU)과 그리스가 위기 해결 방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피케티 교수는 “유럽이 위기에서 해동한 방식은 형편없었고 5년 전 미국과 유럽은 거의 같은 수준의 실업률과 공공부채를 안고 있었지만, 이제는 영 딴판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에서 실업률이 감소한 반면 유럽에서는 치솟았고 유럽의 경제적 생산은 2007년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는 약 10%, 그리스는 25%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치프라스 총리가 그리스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는 “그리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EU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긴축정책이 도를 지나쳤다는 점을 이미 3년 전에 시인했다”며 “재정난의 영향을 받은 국가들이 너무도 단기간에 적자를 축소한 것이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은 불가해한 정치적 기구들을 활용해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를 채무 위기로 바꿨고 이것은 유럽 전제적으로 신뢰의 위기로 변했다고 덧붙였다.
불가해한 정치적 기구들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유로존의 19개국을 위해 단일 통화를 가질 수 있지만, 각각의 국가들은 다른 조세제도를 가지고 있고 유럽에서는 한 번도 재정정책을 일치시킨 적도 없고 이는 작동될 수 없다”고 밝혔다.
피케티 교수는 “우리가 유로존을 설립하며 괴물을 만들었다”며 “단일 통화를 만들기 전 개별 국가들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할 수 있었지만, 그리스는 유로존 회원국으로서 이런 개념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당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그리스의 문제가 다른 이들의 잘못으로 그리스가 부채를 상환할 필요가 없다는 치프라스 총리와의 주장과 비슷하다는 지적에 피케티 교수는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 소속도 아니며 지지하지도 않는다며 단순히 상황을 분석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경제가 성장하지 않으며 국가 부채 또한 축소시킬 수 없다는 점이 명백해지고 있으며 회원국의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 3%를 넘지 않도록 규정한 EU의 안정화 협약도 실패작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