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전국 25개 로스쿨 중 가장 성공적으로 특성화 교육을 안착시킨 학교 가운데 한 곳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외국어를 가르치는 대학교인 한국외대의 특장점은 그대로 로스쿨에 이어져 법률이론뿐만 아니라 국제적 식견을 갖춘 국제지역 전문법조인을 양성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법조인=로스쿨제도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특성화 실력을 갖춘 전문 법조인을 길러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변호사시험이 로스쿨 졸업생들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개별 로스쿨이 내건 특성화 교육은 당초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현직 교수들과 재학생들의 중론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한국외대 로스쿨은 학생들이 변호사시험과 특성화 실력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도록 학교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 실제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선 지원자들은 입학전형 시 법학적성시험(LEET) 성적뿐만 아니라 영어 및 외국어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입학한 학생들은 자신들의 특성과 진로를 고려해 원하는 지역법에 대한 심도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은 물론 러시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동 등 다양한 지역법 과목이 개설돼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재학생에게는 1인당 변호사시험을 위한 일반 교과목 지도교수와 국제지역법 학습을 도와줄 특성화 교과목 지도교수가 따로 배정되며, 8~12학점의 특성화 교과목을 이수하면 졸업과 동시에 해당 지역법을 공부했다는 인증이 주어진다.
이훈동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현지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실무자들이 직접 와서 강의하기 때문에 특성화 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와 성취도가 높다”고 밝혔다.
◇강의실 밖에서도 이뤄지는 특성화 교육=재학생들은 실무수습을 통해 이론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터득한다. 국내 실무수습은 국회, 국회입법조사처, 법제처, 언론중재위원회, 국세청 등 관계기관 및 법무법인에서 진행된다. 해외 실무수습은 영국, 브라질 등 해외 소재 법무법인뿐 아니라 중국, 베트남, 중동 등 특정 지역에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거나 그 지역과 관련된 사건을 많이 다루는 국내 법무법인, KOTRA, 해외사무소 등에서 경험할 수 있다.
특성화 교육은 학회에서도 활발히 이뤄진다. 중국법학회는 우리 기업이 중국에 투자할 때 중점을 둬야 하는 부동산·금융·노동 등에 관련된 법제도를 사례 연구를 통해 배운다. 중동법학회는 중동지역의 사회적·법적 제도에 관한 연구 및 세미나 등을 진행한다.
한편 한국외대 로스쿨은 총 입학정원의 20%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장학금 총 지급액의 80%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학교 측에 따르면 학생 1인당 평균 440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으며, 전체 학생의 42%가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다.
특히 2012년과 2014년에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전원이 취업에 성공, 100% 취업률을 기록했다.
국제지역법이란 특성화 무기를 지닌 졸업생들은 법원, 검찰, 법무법인 등 법률가의 전통적인 영역뿐 아니라 종합상사·전자·IT 등 기업으로 폭넓게 진출해 눈길을 끈다.
2012년에는 43.9%에 해당하는 18명이 법무법인에 취업했으며, 11명(26.8%)은 현대종합상사·현대기아차·네이버 등 기업에, 7명(17%)은 한국무역보험공사,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공공기관에 각각 취업했다.
이듬해에는 법무법인과 기업에 각각 12명씩 취업해 변호사 시험 합격자 31명의 77.4%가 법무법인이나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3회 중 가장 많은 합격자를 배출한 지난해에는 합격자의 절반을 넘는 24명(54.5%)이 태평양·대륙아주 등 10대 법무법인을 비롯한 다양한 법무법인에 취업했다. 이밖에 11명(25%)은 삼성전자·현대카드·KCC 등 기업으로, 4명(9%)은 재판연구원으로 법률가로서 사회에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