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원 리더(One Leader)’ 신동빈…한ㆍ일 모두 장악, 승계 마침표

입력 2015-07-16 19:53 수정 2015-07-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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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선임…한일 모두 장악, 승계 마침표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차남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를 모두 장악했다. 롯데는 16일 오후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기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한국 롯데에 이어 일본 롯데의 사업도 책임지게 되면서 롯데의 일인자로 우뚝 서, 그동안 말이 많았던 기업승계에 종지부를 찍었다.

◇“원 롯데 원 리더”…신동빈 독주 체제 완성 = 롯데그룹의 승계 구도가 신 회장 쪽으로 사실상 기울어진 때는 지난해 말이다. 그의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작년 12월 26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롯데 이사, 롯데상사 대표이사, 롯데아이스 이사에서 해임된 이후 7개월 만이고, 롯데홀딩스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난지 6개월 만이다.

신 회장은 지난 1월 일본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으로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신동주 부회장의 갑작스런 해임에 대해 “일본 롯데 상황은 아버님이 결정하신 일이다. 잘 모른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한·일 롯데의 1인 경영시대가 도래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후에도 형인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건설과 롯데리아 임원직에서도 배제되면서 이같은 정황을 뒷받침했다.

신 회장이 한·일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한 정황은 지난 3월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당시 베트남에서 신동빈 회장 주재로 열린 글로벌 식품 전략회의에서 신 전 부회장의 후임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를 맡고 있던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는 프리젠테이션에서 ‘원 롯데, 원 리더’라는 문구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 롯데는 한 명의 리더 아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젠테이션을 마친 쓰쿠다 대표는 발표를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와 신 회장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1인 경영시대가 탄생했다는 결정적인 장면으로 재계는 풀이했다.

일본 롯데까지 맡게된 신 회장은 16일 오후 주요계열사 사장단회의를 소집해 “이번 이사회의 결정을 겸허하고 엄숙하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을 받들어 한국과 일본의 롯데사업을 모두 책임지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는 한편 리더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말해다.

◇신회장의 과제…한국 내부정비·일본 경영권 공백 메꿔야 = 한국과 일본으로 나눠져 있던 롯데의 경영권이 신 회장 1인체제로 가닥을 잡으면서 롯데도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일단 일본 롯데의 경영권 공백을 빠른 시간에 메꾸면서 한국에서의 정지작업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본 롯데의 규모는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2013년 기준으로 일본롯데의 매출은 4077억9300억엔(약 4조원), 한국은 55조4186억원이다. 신 전 부회장이 물러난 후 6~7개월 동안 일본롯데는 사실상 전문경영인에 의해 유지돼 왔다. 아직까지 큰 어려움은 없지만 오너 공백에 따른 발빠른 사업 결정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 롯데도 해외사업이니 국내에서의 투자 등 결정할 사안이 많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물러난 이후 적극적인 경영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에 신 회장이 대표에 취임한 만큼 공격적 경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산적한 과제도 신 회장이 해결해야 할 몫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는 아직까지 불안을 떨쳐내지 못했다. 영업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아쿠아리움과 시네마의 재개장과 주차규제 완화로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한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기엔 아직 부족함이 많다는 지적이다.

국내 계열사의 실적 문제도 골칫거리다. 그룹 주력인 롯데쇼핑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21%나 감소했고, 롯데케미칼 등 여러 계열사들이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재계 5위 롯데그룹의 원톱이 된 만큼 신 회장이 불안한 한국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처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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