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세계 자동차 업계의 ‘효자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지난 2분기에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18억8500만 달러(약 2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최고치다. 픽업 트럭과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모델이 판매 호조를 보인 이유도 있었지만, 그보다 북미 시장에서 예상 밖으로 선전한 것이 실적 호조에 크게 기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드가 2분기에 북미 시장에서 거둔 세제 전 순이익은 25억9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24억4000만 달러)보다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이며 북미 시장 덕분에 유럽과 남미 시장의 부진한 실적도 만회했다. 자동차 판매 규모도 81만6000대로 작년 같은 기간(76만대)보다 5만대 이상 증가했다.
마크 필즈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F-150’ 픽업트럭 모델을 중심으로 가을과 겨울 시즌 판매 호조가 예상되면서 하반기 실적은 더 좋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제너럴모터스(GM) 역시 미국 시장 덕분에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주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한 GM은 북미 시장에서 마진율이 높은 경트럭 판매가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11억 달러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거뒀던 2억 달러의 무려 5배에 달하는 수치다. GM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도 유일무이하게 실적 개선을 거뒀으며, 유럽에서도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성적표를 거뒀다.
FT는 전반적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위축돼 있는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선전 중이라고 진단했다. 저렴한 기름값과 자동차 구입할 때 적용되는 낮은 금리, 미국 경기 성장세가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자동차 업계의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의 경우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주가 폭락 등으로 소비심리가 잔뜩 위축됐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포드도 올해 중국 내 자동차 판매 전망치를 2450만~2650만대에서 2300만~240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상반기 세계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1, 2위를 기록한 폭스바겐과 도요타도 중국의 자동차 수요 둔화 여파를 피하진 못했다. 필즈 CEO는 “우리는 여전히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여기고 있지만 시장 변동성이 크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