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의 잠재위험을 고객이 아닌 리스크 관리 능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은행이 부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순호 연구위원은 11일 ‘주택담보대출 형태에 따른 리스크 비교 및 해소 방안’ 보고서를 통해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를 고려할 경우 위험 헤지(hedge) 능력이 차주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은행이 위험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시장이 형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전통적인 모기지론과는 다른 단기, 변동금리부, 일시 상환 대출의 비중이 높아 차주가 대부분의 잠재적 리스크를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장기 고정금리부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금리 리스크와 자산 및 부채의 만기 불일치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를 해소할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 은행채 발행 등으로 수신 구조를 장기화하고 주택저당증권(MBS)의 발행과 유통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94.79%가 변동금리부 대출이며 원금 일시 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 연구위원은 “차주가 여러 가지 위험을 충분히 인식한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며 “장기 고정금리 상품인 물가 연동형 모기지론을 도입하거나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특성을 혼합한 대출 상품 등의 개발 등을 통한 소비자 선택폭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