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로 넘어간 대한전선, 경영진 솎아내기 ‘내홍’

입력 2015-09-21 17:46 수정 2015-09-2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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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용 사장 제외 두 차례 걸쳐 임원 9명 해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달 말 새 주인을 맞는 대한전선이 ‘경영진 솎아내기’로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A씨 등 9명(계열사 포함)의 사장, 부사장, 임원을 해임했다. 이들은 모두 대한전선에 오랜 기간 몸담았거나 채권단에서 선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번에 걸친 물갈이 인사에서 지난 4월 선임된 최진용<사진> 대표이사 사장이 제외돼 내부적으로 반발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사장은 1977년 대한전선에 입사해 1990년까지 근무했다. 이후 한일전선을 거쳐 1993년 일진그룹에 합류해 일진중공업과 일진전기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번 논란은 지난 6월 최 사장이 관리부서 등 4명의 임원을 해임하면서 시작됐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 관계자는 “당시 해임된 임원들은 대한전선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단 원년 멤버”라고 설명했다.

최 사장이 대한전선으로 자리를 옮긴 지 두 달 만에 물갈이 인사를 진행하자 일부에선 그의 경영 스타일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자신이 다니는 특정 종교단체 행사와 연계한 대한전선 당진공장 견학을 주도했다는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두 번째 임원 해임은 국내 사모펀드 IMM PE(프라이빗에쿼티)의 인수 작업이 시작된 후 통보된 만큼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대한전선 임원들은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일각에는 이번 해임이 ‘제 사람 앉히기’를 위한 최 사장의 속내와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을 원하는 IMM PE의 목적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주인이 바뀌니) 채권단에서 선임한 사람은 내보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게 IMM PE 측의 기본적인 생각인 것 같다”며 “25일 임시 주주총회 하루 전까지는 해임 대상자에 대한 통보가 진행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호 IMM PE 부사장은 “(대한전선) 임원을 해임한 적이 없다”며 발뺌했다.

IMM PE는 최 사장을 유임시키는 대신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집행임원제를 도입한다. 집행임원제는 주총이 아닌 이사회가 집행임원에 대한 인사권을 갖는다. 이로써 대한전선 이사회는 송인준 대표이사와 김 부사장, 이해준 전무, 박찬우 상무 등 IMM PE 측 인사가 맡고, 최 사장은 일정 수준의 경영권을 보장받게 된다.

한편, 대한전선은 IMM PE가 지난 7일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니케를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 유증이 마무리되면 니케가 대한전선의 지분 7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IMM PE의 대한전선 인수가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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