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과 합병이란 비장의 카드를 각각 꺼내든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3분기 성적표가 신통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업황 부진과 환차손으로 이들 철강 ‘빅2’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의 올해 3분기 매출액 추정치(컨센서스)는 15조670억원, 영업이익은 7203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39%와 18.02% 줄어들었다.
직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이지만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신일철주금과 벌인 소송 합의금과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 등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박종국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일철과의 전기강판 관련 소송합의금 3000억원과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약 3000억원 등 영업외손실로 세전이익은 992억원 적자전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포스코는 2분기 기업설명회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현재 47개인 국내 계열사를 2017년까지 22개로 줄이고 해외연결법인 181개를 117개로 정리할 예정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구조조정 대상사의 합산실적은 지난해 기준 영업손실 3000억원, 당기순손실 55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윤관철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속도가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포스코플랜텍, 포스하이메탈 등 부실 계열사에서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오는 22일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제철의 매출액 컨센서스는 4조31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5%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4.08% 뒷걸음질친 3605억원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하이스코와 합병을 통해 생산량을 대폭 끌어올렸지만 이번 분기에 합병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하이스코와의 회계조정이 반영되면서 400여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가 지난 7월 1일 부로 합병하면서 현대제철이 지난 분기 하이스코에 판매해 매출로 인식한 부분이 실제로는 3분기에 판매돼 매출이 이중으로 계상된다”면서 “이를 제거하면 이익도 같이 제거돼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조선업이 심각한 부진을 겪으면서 후판 등 판재류의 판매단가가 하락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내수 비중이 높아서 환율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화환산 손익과 자동차 강판 가격 인하 우려 등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주가가 상승 모멘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