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서울중앙지법의 한 법정에서는 국가에 의해 강제 정관·낙태수술을 받은 한센인 139명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진행됐다. 판결은 원고 일부 승소로 끝났다. 법정 밖에서 만난 법무법인 화우 소속 박영립 변호사(62·사법연수원 13기)는 “정부가 더 이상 항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 변호사는 다큐멘터리영화 ‘동백 아가씨’에 등장하는 소록도 보상청구소송 변호인단 단장의 실제 인물이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로펌인 법무법인 화우는 소외계층 인권증진의 최선봉에 서 있다. 화우가 설립한 공익재단 산하에는 한센인과 외국인노동자, 노숙인 등을 위한 분과위원회가 조직돼 있다. 박 변호사 역시 이 재단의 이사로 활동 중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화우는 국내외 대기업들의 믿음직스러운 파트너이기도 하다. 특히 기업들 사이에서 화우는 자문과 송무의 균형이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3년 기업법무 중심 ‘우방’과 송무 중심 ‘화백’의 합병으로 설립된 이력 탓이다. 전통적으로 화우가 강점을 보였던 분야는 공정거래·노동·조세·지식재산권 등이다.
이 중 공정거래 분야는 세계적인 공정거래 전문잡지 ‘GCR(Global Competition Review)’로부터 7년 연속 한국 공정거래 분야 ‘엘리트 로펌’으로 선정될 만큼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법률 전문 월간지 ‘Asian-Mena Counsel’가 기업 사내변호사들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해 발표하는 ‘In-House Community 2015’에서 역시 화우는 공정거래와 지식재산권 분야 ‘올해의 로펌(Firm of the Year)’으로 선정됐다.
화우가 맡았던 대표적인 공정거래 사건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의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 M&A다. 당시 화우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대리했는데, 이 건은 공정거래법에 동의의결제도가 적용된 최초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화우는 최근 국제통상, 국제중재소송, 금융규제,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팀은 올해 3월 제11대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역임한 이희성 고문을 영입해 전문성을 강화했고,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일본 메이지 간의 합작법인인 DM 바이오 설립에 관련한 자문을 제공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