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김해공항 면세점을 접기로 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김해공항 면세점 DF1 구역의 임대차 계약을 중도 해지해 달라는 요청공문을 한국공항공사에 제출, 서면동의를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관세청 특허권 반납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상반기 중 김해공항 면세점 영업은 종료된다.
신세계는 2013년 7월 김해공항 면세구역을 낙찰받아 운영한지 3년만에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을 접었다.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신세계는 위약금을 내야 하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계속하는 것보다 위약금을 내더라도 접는 것을 택했다.
이에 회사측은 부산 면세점 사업을 센텀시티로 확장 이전하는 시내면세점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김해공항 면세점이 영업을 종료하게 되면 인력들을 최대한 부산 시내면세점으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다. 신세계 센텀시티 내 B부지로 내년 3월에 확장 오픈하는 부산 시내면세점은 영업매장이 기존 6940㎡(2100평)에서 8600㎡(2600평)으로 24% 가량 넓어진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단순히 사업역량 집중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단지 사업역량 집중을 위해 위약금을 물면서까지 계약기간보다 일찍 사업을 접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일단 김해공항 면세점의 적자를 이유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신세계의 김해공항 면세점 임대료는 연간 641억원이다. 기존 운영자인 롯데가 연간 500억원 가량 임대료를 낸 것과 비교하면 140억여원 많은 수준이다. 적자는 연간 300억원 정도로 신세계가 운영한 2년간 500여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게다가 공항면세점의 사업성이 점점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시내면세점이 활성화되면서 공항면세점보다는 시내면세점에서 쇼핑을 하는 관광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지만 공항면세점은 여전히 높은 임대료 등으로 인해 사업자들이 흑자를 내기 쉽지 않은 형편이다.
결국 신세계 입장에서는 그동안 쌓인 적자도 많고, 앞으로도 적자에서 탈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해 위약금을 지불하고서라도 사업을 일찍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신세계 입장에서 김해공항 면세점의 효용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에 철수한다는 분석도 있다. 면세점 사업 확장을 도모하던 시기에는 인지도와 상징성 등에서 공항 면세점이 필요했지만, 서울 시내면세점까지 획득한 지금에는 그 가치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면세점 업체들은 공항 면세점에 대해 수익보다는 인지도를 위해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세계 역시 과거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만 운영할 때는 사업 확장을 위해 공항 면세점 입성이 반드시 필요했다. 때문에 기존 업체보다 높은 임대료를 써내면서까지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얻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후 인천공항 면세점, 서울 시내면세점 등을 얻게 되면서 김해공항 면세점의 효용가치는 크게 떨어졌다. 즉 신세계 입장에서 한국 대표 공항인 인천공항에 면세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지도나 상징성은 확보된 상태다. 다시 말하면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면서까지 김해공항 면세점을 운영할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