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에도 적극적…국내 치킨 1위도 지킬까
송호섭 다이닝브랜즈그룹(옛 bhc그룹) 대표가 취임 1년을 맞았다. 올해 9월 법인명을 기존 bhc에서 다이닝브랜즈그룹으로 변경하고 그룹 최대 리스크인 박현종 전 회장 흔적 지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리스크 줄이기에 집중하는 한편 수익성 개선을 위한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 '국내 치킨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송호섭 대표는 지난해 11월 23일 bhc그룹 대표로 선임돼 올해로 만 1년을 맞았다.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에서 전격적인 자리이동을 하며 치킨업계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켜왔다. 송 대표는 나이키, 로레알 등 해외 브랜드의 한국 법인에서 마케팅 업무를 거쳐 언더아머코리아, 스타벅스코리아 등에서 대표직을 맡았다.
송 대표의 올해 행보를 살펴보면 ‘박현종 지우기’ 작업에 열중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송 대표는 취임 직후 첫 공식행보로 대전·충청지역 가맹점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전국을 순차적으로 방문했다. 박 전 회장 당시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던 가맹점과의 분쟁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가맹점주협의회와의 간담회를 분기별로 정례화한 것도 송 대표다. 그는 비정기적으로 진행되던 협의회와의 만남을 연 4차례로 정례화했다.
법인명 교체도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법인명이 자사 치킨 브랜드에만 집중돼 있다는 비판에 따라 다이닝브랜즈그룹으로 바꾸고 외식기업으로의 도약을 공식화한 것이다. bhc치킨 모델도 배우 전지현에서 황정민으로 교체했다. 다이닝브랜즈그룹 관계자는 “사명과 기업 이미지를 개선해 글로벌 종합외식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송 대표의 경영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송호섭 대표는 또한 K치킨을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bhc치킨은 2018년 홍콩에 첫 직영점을 오픈한 이후 확장 속도가 다소 더뎠다. 그러나 송 대표 취임 이후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해외 매장 오픈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전세계에 있는 bhc치킨 26개 매장(7개국) 중 17개 매장이 올 들어 문을 열었다.
여타 외식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송 대표 취임 이후인 올해 4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아웃백)은 기존 스테이크 위주 판매 전략에서 메뉴의 다양성과 페어링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바꿨다. 고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실제 이달 들어 21일까지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그러나 과제도 만만치 않다. 송 대표가 리스크 관리와 해외 시장에 집중하다 보니 국내 시장에서 bhc치킨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송 대표가 프랜차이즈 전문가는 아니다”라며 “현재 국내 치킨업계에서의 매출 1위 다툼이 치열한데 가맹점과 해외 매장 등에 집중하다보니 본업인 국내 치킨 부문 경쟁력 강화에 다소 소홀한 경향이 없지 않다”이라고 귀띔했다.
이밖에도 여타 외식브랜드들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해 있다는 점도 풀어야할 숙제로 꼽힌다. 한우 다이닝인 ‘창고43’은 지난해 매장 22개에서 올해 20개로 줄었다. 큰맘할매순대국은 지난해보다 40개나 매장이 감소했다. 이에대해 다이닝브랜즈그룹 관계자는 “메뉴 간소화와 주력 메뉴 품질 향상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