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첫날 4시간 여 만에 앨범 3000장 품절
“체험 요소 많고 유쾌한 편의점 꿈꿉니다”
이달 5일 편의점 업계 최초로 엔터테인먼트 특화 매장인 '뮤직 라이브러리'가 서울 도심 한복판인 홍대에 문을 열었다. 2024년 대한민국에서 편의점은 '편의점 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로 흔해졌지만 동네마다 하나씩 있던 음반매장은 좀처럼 찾기 쉽지 않은 요즘, 이 편의점은 독특하게도 K팝 아티스트를 테마로 매장 내부를 꾸몄다는 점에서 큰 이목을 끌었다.
BGF리테일의 유재경 운영지원본부 시설기획팀장은 26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을 재미있는 공간으로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유 팀장은 CU가 지난해부터 선보인 특화 매장 '라면 라이브러리(CU 홍대상상점)', '스낵 라이브러리(CU T2인천공항 교통센터점)'에 이어 5일 문을 연 '뮤직 라이브러리(CU 에이케이&홍대점)'의 내부 구성을 기획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CU 라이브러리 매장들이 주로 홍대에 위치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유 팀장은 "홍대 지역은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세대가 많은 상권"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뮤직 라이브러리 리뉴얼 전에도 이미 관련 매출이 높았던 만큼 엔터테인먼트 특화 매장으로 새롭게 단장하게 됐다"면서 "다만 편의점 고유 특성은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해 전체 공간 중 70%를 기존 편의점 제품으로 채웠고, 엔터 상품은 30% 비율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CU 뮤직 라이브러리 매장에서는 엔터사와 협업을 통해 K팝 굿즈 판매도 이뤄지고 있다. 유 팀장은 또한 "내부 테크팀의 제안으로 대형 키네틱 사이니지엔을 설치해 뮤직비디오를 송출하고 있다"면서 "입체감이 있어 기존 디스플레이들과 차별화돼 현장 반응이 좋다"고 강조했다.
뮤직 라이브러리를 오픈한 이후 현장 반응도 폭발적이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오픈 첫날 준비한 3500장 앨범이 약 4시간 만에 동이 났다. 이같은 반응은 오픈 이틀 차까지 이어지며 앨범 7000장이 날개돋힌 듯 팔렸다. 유 팀장은 "앨범과 굿즈를 구매한 고객의 90%가량이 외국인"이라며 "K콘텐츠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뮤직 라이브러리 등 매장이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CU 편의점의 마케팅과 소통의 역할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뮤직라이브러리 이전 라면 라이브러리와 스낵 라이브러리 내부 디자인도 기획했다. 특히 라면 라이브러리의 경우 도서관 책장 같은 진열대와 컵라면 모양의 취식 테이블이 화제가 됐다. 유 팀장은 "컵라면 테이블의 경우 제조사의 제안으로 도입하게 됐다"며 "개인적으로는 예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일반인이나 외국인에게는 신선한 경험으로 다가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유 팀장은 CU의 특화 매장 강화 방침에 따라 앞으로도 색다른 편의점의 내부 디자인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에 향후 목표는 어떻게 하면 다양한 지역의 편의점들을 재미있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지를 고심하고 있다. 유 팀장은 "편의점은 특정 계층이나 세대가 오는 곳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지 않나"라며 "강남이나 홍대 등 주요 지역에 있는 매장뿐만 아니라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곳도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할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