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4분기에 급격히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소재 민간 경제 조사단체 CBB인터내셔널이 최근 발간한 중국 경기동향보고서 ‘중국 베이지북’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는 최근 발표한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고전자산 투자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4분기 매출액, 판매량, 생산, 가격, 이익, 고용, 대출, 자본지출 등 모든 지표가 전 분기에 비해 악화됐다. 이 중에서도 특히 중국 기업들의 이익 감소가 가장 눈에 띄게 불안을 조장하는 요소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중국 베이지북’은 CBB인터내셔널이 중국 기업인과 은행 대출 담당자 등 2천100명을 대상으로 2012년부터 분기별로 설문조사 또는 개별 인터뷰 등을 통해 내놓는 경제동향 보고서다. 현재 중국 정부는 내놓는 경제지표 종류는 선진국보다 다양성이 떨어져 경기동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내놓는 경제지표로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 투자 정도다. 이들 지표는 지난달 모두 예상을 웃도는 호조를 보였다.
보고서를 작성한 리랜드 밀러 CBB 인터내셔널 사장은 “4분기 중국 베이지북에서 나타난 기업의 순이익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소매와 부동산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 성과는 나쁘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성장의 근원으로 여겨져온 노동시장과 물가상승 역시 하락세를 보였는데 고용률 지표는 조사를 시작한 2012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분기 베이지북 보고서가 “성장둔화 우려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라며 중국경제에 대한 비관론을 반박하는데 주안점을 뒀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내용이다. 또한 3분기 경제성장률이 6.9%로 2009년 1분기 이후 6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4분기부터는 경제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했던 중국 정부의 전망과도 반대되는 결과다.
보고서는 “판매와 부동산 지표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좋지 않음에 따라 수입, 고용, 자본지출, 이윤 모두 악화되는추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지역별로 보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3대 대도시의 경기실적 악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해가는 중국의 정책방향이 일정기간 차질을 빚는 것이 불가피해졌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