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축산업계의 항생제 사용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병원균의 확산에 대한 미국인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USA투데이는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미국의 가축 사육 두수가 소폭 감소했는데도 가축에 사용된 항생제의 양은 23%나 늘어났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지난 2012년부터 축산업계가 항생제 사용을 자율적으로 억제토록 하는 3개년 계획을 시행하면서 감소세를 기대했으나 지난해도 3% 늘어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영리공익매체인 마더존스(MoJo)는 지난 2013년 가축용으로 919만7803㎏의 항생제가 사용됐는데 이 가운데 5%만이 치료용이었고 나머지 95%는 예방과 체중 증량을 위해 남용됐다고 지적했다. MoJo는 가축에 사용된 항생제의 양(2012년 기준)이 환자 치료용보다 2.6배 이상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이 지난해 발표한 ‘항균제 내성 대응 보고서(Review on Antimicrobial Resistance)’에 따르면 미국 축산업계의 항생제 사용량은 가축 ㎏당 150~200㎎(2011년 기준)으로 독일과 비슷하나 50㎎ 미만인 노르웨이, 뉴질랜드, 호주, 덴마크 등에 비해 훨씬 많고 300㎎ 이상인 이탈리아나 스페인보다는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에서는 지금과 같은 추세로 갈 경우 오는 2050년에는 항생제 내성 병원균 등으로 인해 연간 1000만명이 희생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도 미국에서만 연간 최소 200만명이 항생제 내성 병원균 감염으로 치료를 받고 최소 2만3000명이 사망하며, 세계적으로는 70만명이 희생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항생제 남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미국의 대형 페스트 푸드 체인들은 항생제를 남용한 육류를 사용하지 않는 ‘무항생제(Antibiotic Free)’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멕시칸 패스트푸드점 치폴레, 닭고기 전문점인 칙필레, 파네라, 맥도날드 등에 이어 서브웨이도 최근 무항생제 마케팅에 동참했다.
서브웨이는 무항생제 닭고기는 2016년 3월부터, 무항생제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2025년부터 사용할 계획이다. 닭은 무항생제 사육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으나 소와 돼지의 무항생제 사육은 새로운 축산기법 개발이 필요해 많은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축산업계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사육 비용 증가 등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된다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무항생제 마케팅의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