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어느덧 사회생활 7년차다. 그간 몇 군데의 회사가 내 이력서에 칸을 채워주고 있었다. “아~ 내가 이 회사만 들어가면 정말 몸이 부서져 하얀 재가 될 때까지 일할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으로 입사했던 곳들이었다.
마음고생과 절박함이 불씨가 된 걸까?(말이 씨가 되듯) 어른들 말씀처럼 일복을 타고나서였을까?
내 스스로의 기준에서 참으로 열정에 넘쳐 몸이 부서져라 일했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일을 정말 죽어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요즘 일하고 싶어 죽겠다던 내 불타는 열정이 ‘아, 일하다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두려움으로 돌아오곤 한다. 그리고 일본의 이자카야(선술집) 체인 대기업 와타미에서 ‘열정근무’를 강요당하고 26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 모리 미나씨의 일상이 필름처럼 스쳐간다.
모리씨는 와타미에 정규직으로 입사한 후, 매일 밤샘 근무에 시달렸다. 점포 오픈 2시간 전인 15시에 출근해 퇴근은 빨라야 다음 날 오전 3시 반이었다. 하지만, 택시비를 주지 않아 첫 전철이 다닐 때까지 점포에서 대기하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한다. 입사 후 한 달간 시간외 근무가 141시간이었다니 참혹하기 짝이 없다. 결국 ‘죽을 때까지 일하라’는 와타미의 슬로건대로 모리씨는 죽도록 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됐다.
물론, 내가 지금 일하다 죽을 만큼 혹사당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오해 없으시길) 다만, 어디든 취업만 되면 죽어라 일할 수 있겠다던 불타는 의지가 적절한 바람과 불씨로 오래도록 타올랐으면 좋으련만…. 활활 타올라 희미한 불씨가 되어 버린 내 안의 열정엔 씁쓸함이 남을 뿐이다.
지금도 어두운 공기 속에서 ‘야근’이라는 두 글자 속에 ‘일하다 죽어도 좋아’의 열정을 써내려 가고 있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