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혁·성장 두 토끼몰이…올해 IPO 개혁 물 건너가나

입력 2016-03-07 09:06 수정 2016-03-0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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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개혁과 성장이라는 ‘두 토끼’ 몰이에 나섰다. 10%를 넘나드는 고속성장은 아니지만 7% 이하의 중속 성장을 유지하면서 개혁을 통한 질적 성장을 이뤄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장의 구조 개혁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오히려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개막식 정부 업무 보고에서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6.5~7.0%로 제시했다. 또한 13차 5개년 계획(2016~2020) 기간 성장률 마지노선으로 6.5%를 제시했다. 리 총리는 7% 이하의 경제성장률 목표에 대해 “샤오캉(小康) 사회와 구조적 개혁을 모두 고려한 안정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샤오캉은 모든 국민이 풍족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리는 상태를 뜻한다. 또한 리 총리는 향후 5년간의 경제 정책으로 과잉 설비 해소와 혁신을 통한 산업 고도화 및 일자리 창출을 전면에 내세웠다.

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경제성장과 구조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몰다가 오히려 ‘빈 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향후 5년간의 경제 청사진에서 성장률 마지노선을 제시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6.5%라는 성장률은 중국 건국 이래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지난해(6.9%)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향후 5년간의 목표치를 이처럼 낮게 책정한 것은 부채와 신용 팽창을 중국 정부가 용인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적정자 전망을 지난해(2.3%)에서 3%로 상향 조정한 것을 두고 중국 지도부가 성장을 위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개혁을 미루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시장에서 가장 기대가 컸던 개혁안인 기업공개(IPO) 효율성 재고 방안에 대한 언급이 빠지면서 중국 지도부의 개혁 의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리커창 총리는 이번 정부 업무 보고에서 IPO 등록제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 2014년, 2015년 2년 연속 “주식 발생 등록제 실시”를 언급했으나 올해에는 이 문구가 사라진 것이다. “주식과 채권시장의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이들 시장의 발전을 위한 제도를 강화한다”라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사실상 IPO 등록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만 확인시킨 셈이다.

앞서 중국 정부가 IPO 등록제 시행준비를 3월부터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IPO 등록제는 기존보다 절차는 간소화되고, 중국 정부 개입은 최소화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중국 IPO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장인가제를 택하고 있다. IPO 등록제 시행 연기는 주식 물량 공급 우려 줄여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호재로 해석될 수 있지만 중국의 개혁의지가 후퇴하고 있다는 부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개혁과 성장이라는 목표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부양책이 쏟아져 나올수록 재정 적자 규모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이코노미스트인 톰 오릭과 필딩 첸은 보고서에서 “부양책을 가속화할 수록 개혁 속도는 더뎌질 리스크가 커진다”면서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구조적 문제는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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