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리천장 여전…아베 ‘위미노믹스’, 임기 내 목표달성 불투명

입력 2016-03-2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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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014년 10월 새 내각 여성 각료들 사이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블룸버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014년 10월 새 내각 여성 각료들 사이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블룸버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그간 경기 부양책으로 손꼽았던 ‘위미노믹스(Womenomics)’가 그의 임기 안에 완성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아베 총리의 임기는 2018년 9월까지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시간) 그간 아베 총리가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모든 분야의 관리·감독 직책에서 여성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강조해왔지만 이러한 방침보다 15년이나 뒤처져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일본 사회 전체 관료 직에서 주니어급 관리 직책에서의 여성 비율은 6.2%에 불과하다. 현재 졸업생 취업인원 중 여성이 30% 정도. 특히 관리직까지 오르는데 평균 20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학을 졸업하고 내달 1일 신입사원이 된 여성들이 관리직에 오르려면 최소 2030년대 중반은 돼야한다. 고위 관리직일 경우는 이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즉 2020년까지의 ‘여성 관리직 비율 30%’라는 아베 정부의 계획은 최소 2030년에야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템플대학교 일본 캠퍼스 현대 아시아학 연구소의 로버트 두자릭은 “(일본은) 정말 잘하면 30~40대 나이어도 큰 자리를 꿰찰 수 있는 미국과 영국의 전문 관료제와 다르다”면서 “모든 것이 연공서열에 의해 결정된다. 이 때문에 능력이 좋은 사람이어도 수십 년간 지위가 낮은 직책에 머무르게 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3년 일본 경제 신성장 동력으로 여성 사회 진출 이른바 ‘위미노믹스’를 내세웠다. 고령화와 이로 인한 노동력 감소, 외국인 이주를 통한 노동력 투입에 대한 국민 정서적 거부감도 큰 상황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이 노동력 감소분을 줄이고,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과거에 비해 일본 정부부처의 여성 비율은 크게 늘었다. 지난 1989년 정부 관료직 757명 중 57명에 그쳤던 여성 임원 비중은 2014년에는 649명 중 230명으로 늘어났다. 정부 부처는 여성 학생들에게 각종 세미나와 인턴십을 제공하거나 평사원들에게도 고위 여성 임원 선배들의 조언들을 제공하는 등 여성 사회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 부처의 여성 고위직 비중은 여전히 낮은 편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낮은 여성 고위 임원 진출의 문제는 대학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정부 부처의 젊은 여성 직원들의 커리어를 추적해보면 대부분 일본 상류 대학 출신이며 도쿄대 법대처럼 명문대에서도 소위 잘 나가는 학과 전공 출신들이다. 일부 여성 신입사원들은 이미 대학 학과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있어 직장 내 남성 비중이 높은 것에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이 어쩔 수 없다고 인식하는 여성들도 있다. 9년 전 도쿄대를 졸업하고 재무성에 입사한 32세 세키야 하루카 씨는 “좋든 싫든 공평하다”면서 “밤늦게까지 일하고 중대한 목표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 업무인데 여성이라고 해서 봐줄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렇게 주장한 세키야 씨도 남편과 아이를 가지게 되면 철야 근무가 적은 부서 이동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아휴직 등 여성 사회 진출을 뒷받침하는 제도 미비한 것도 문제다. 정부 부처 여성들은 사기업보다 육아휴직 사용이 자유로운 편이지만 육아휴직을 쓰게 될 경우 승진이 다소 늦춰지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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