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불패 배경

입력 2016-06-27 16:33 수정 2016-06-29 11:2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지방수요까지 몰려들어 집값 상승 지탱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기자는 2006년 3월 '집값논쟁 진실 게임'이라는 칼럼을 쓴 일이 있다. 노무현 정부시절이다. 그당시 집값이 너무 올라 정부가 수없는 부동산 억제 정책을 쏟아냈다. 2005년 8월에는 6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긴 고강도 처방 '8.31 대책'이 발표됐는데도 주택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특히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값은 전국에서 몰려드는 투자자로 인해 3.3㎡ 당 5000만~6000만원까지 뛰었다.

삼성동 아이파크는 6000만원을 웃돌았고 한강변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 될 경우 1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았다. 공급 예찬론자들은 집값 급등의 원인을 공급 부족으로 몰아 세우면서 강남권 재건축 규제를 왕창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2006년 9~11월 사상 유례없는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거래량도 당시로서는 최고치를 보였다. 지금도 일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그 당시 집값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서울 목동 14단지 전용면적 84㎡ 규모가 11억원까지 치솟았으나 지금은 7억원 대 중ㆍ초반에 머물러 있다.

강력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잡히지 않자 노무현 정부는 드디어 초 매머드급 집값 억제방안을 마련했다. 대출 억제책이다. 상환능력을 감안해 대출액을 정하는 DTI를 비롯해 다 주택자의 경우 1 가구를 제외한 다른 주택의 대출금은 1년 내 상환토록 하는 초 매머드급 수요억제책을 내놓았다. 여기다가 위례ㆍ검단 신도시 개발과 같은 공급 확대 정책도 함께 처방했다.

집값은 잡혔다.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은 추락했다. 그 많던 수요는 싹 사라져 오히려 공급과잉으로 거래절벽 사태를 불러 왔다. 개발을 촉진해야 한다는 공급 찬성론자들은 찍 소리를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공급 확대만이 능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강남권과 같은 한정된 지역에 투기성향의 가수요가 한꺼번에 몰려들면 감당할 길이 없다. 공급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소리다. 투기바람이 특정 지역에 국한돤다면 걱정할 게 없다. 서민이 사는 동네까지 영향을 미쳐 주거안정을 어지럽히곤 했다.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기 전에 투기바람을 잡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지만 정부는 집값 폭등에 따른 폐해가 심각한 상태에 이른 뒤에야 호들갑을 떨었다.

10년이 지난 요즘 강남권 재건축 시장을 들여다 보면 예전 양상을 닮아가는 듯 하다. 전국에 돈 푼깨나 있는 사람들은 강남 아파트 하나 갖고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다. 꼭지에 다달은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야단이다. 전국 수요가 강남권으로 몰려드니 매물이 동이 날 수밖에 없다. 이는 다시 호가를 밀어 올려 집을 사지 못한 사람의 애간장을 태운다. 집값 상승 기류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한다.

경제 상황에 맞지 않게 주택시장은 과열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강남과 지방의 집값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방 부자들도 강남 아파트에 목을 매는 것이다. 앞으로 지방은 집값이 안 오를지 몰라도 강남권은 계속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게 묻어있다.

수요가 넘쳐나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는 고공행진하게 돼 있다. 분양가 상승세는 몇년째 계속되고 있다.그만큼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소리다.

이미 고 분양가의 후유증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제서야 국토교통부는 시장의 흐름을 염려하는 눈치다. 그렇지만 명확한 시장 안정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고작 집단대출 보증 한도를 좀 낮춘 정도다. 적용 대상이 적어 효과는 미미할 것 같다.

아마 국내 경기가 너무 안 좋아 규제 방안을 내놓기가 껄끄러운 모양이다. 주택시장마저 주저 앉으면 더 힘들어지지 않겠느냐는 입장인듯 하다. 게다가 영국의 EU탈퇴 선언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져 추가 억제책은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활화산이다.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 정부가 규제를 하더라도 지방의 수요는 끊임없이 강남권으로 몰려들지 모른다. 앞으로 내수경제가 위축될 수록 강남 아파트의 몸값은 더 비싸지게 돼 있다. 이를 겨냥해 타 지역 수요자의 강남 러시 바람이 거센 것 아니겠나.

이런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게 강남아파트 불패 배경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교통비 또 오른다?…빠듯한 주머니 채울 절약 팁 정리 [경제한줌]
  • 기본으로 돌아간 삼성전자…'기술-품질' 초격차 영광 찾는다
  • "비트코인 살 걸, 운동할 걸"…올해 가장 많이 한 후회는 [데이터클립]
  • 베일 벗은 선도지구에 주민 희비 갈렸다…추가 분담금·낮은 용적률이 ‘복병’[1기 선도지구]
  • [2024마켓리더대상] 위기 속 ‘투자 나침반’ 역할…다양한 부의 증식 기회 제공
  • 어도어ㆍ빅히트, 쇄신 바람 불까…위기 속 등장한 '신임 대표'들 [이슈크래커]
  • “117년 만에 폭설도 못 막지”…올림픽파크포레온 1.2만 가구 입주장 개막에 '후끈' [르포]
  • 목소리 높이는 소액주주…상법개정안 가속 페달 달까
  • 오늘의 상승종목

  • 11.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0,500,000
    • +0.91%
    • 이더리움
    • 4,824,000
    • +3.7%
    • 비트코인 캐시
    • 700,500
    • +2.64%
    • 리플
    • 2,010
    • +6.74%
    • 솔라나
    • 328,500
    • +2.18%
    • 에이다
    • 1,419
    • +10%
    • 이오스
    • 1,133
    • -0.87%
    • 트론
    • 279
    • +3.33%
    • 스텔라루멘
    • 725
    • +16.7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150
    • +1.86%
    • 체인링크
    • 25,700
    • +10.97%
    • 샌드박스
    • 869
    • -1.1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