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신청을 불허하자 지난달 임명된 현대원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서강대 교수 출신인 현 수석은 SK텔레콤 경쟁사인 KT의 사외 이사를 맡은 전력이 있는 데다 과거 이번 M&A에 반대 견해를 밝혀온 인사여서다.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은 국가 ICT(정보통신기술) 전략을 총괄하는 중책으로 현 수석은 지난달 이 자리에 발탁됐다.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결정에 현 수석의 영향력도 일부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현 수석은 청와대 수석 발탁 전인 올해 3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결합이 시장 경쟁성을 해칠 위험이 크다면서 합병 법인이 방송ㆍ통신 결합 상품을 대거 내놔 공익성ㆍ다양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5월 한 언론사에 보낸 기고에서 현 수석은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소비자 선택 제한과 가격 인상, 중소 방송프로그램 제작사에 대한 불공정 행위 등 각종 폐해가 곳곳에서 드러날 것”이라며 “무엇보다 통신재벌인 SK텔레콤의 이익구조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공정위는 SK텔레콤에 M&A 심사보고서를 보낸 4일 오전까지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가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SK텔레콤에 심사보고서를 보냈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수석이 이번 M&A 결정 과정에 관여하기가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않다. 현 수석의 개인적인 이력 때문에 ‘공사 구별’에 더 각별히 신경을 썼을 것이라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