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증권사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익률 집계를 검토할 외부기관으로 한국펀드평가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선정됐다. 다양한 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하는 ISA의 수익률을 판매사가 직접 집계하면서 오류가 발생하자 금융당국이 내놓은 조치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펀드평가, 제로인, 에프앤가이드, 나이스피앤아이 등 펀드·채권평가사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ISA 수익률 집계 사업을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끝에 한국펀드평가와 제로인이 공동으로 선정됐다.
평가는 비용을 부담할 은행·증권사 측이 직접 진행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실무 진행을 위한 공간과 행정적 지원을 했다. 앞으로 개별 회사들은 한국펀드평가 또는 제로인과 계약을 맺고 ISA 수익률을 재점검 받은 후 공시하게 된다.
이러한 방안은 지난 3월 ISA 출시 단계에서도 논의됐지만 판매사들이 추가 비용 부담을 문제 삼아 무산됐다. 그러나 IBK기업은행 등 7개 판매사의 47개 모델포트폴리오(MP) 수익률이 실무자 실수로 잘못 집계되면서 금융당국이 뒤늦게 재발 방지 조치에 나선 것이다.
지난 5일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금융개혁 기자간담회’에서 “이 문제는 수익률 공시 자체는 물론이고 ISA 상품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키는 사안”이라며 “신뢰와 정확성이 생명인 금융회사에서 결코 발생해선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ISA로 업무 영역을 확장하게 된 평가사들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지만 판매사들은 내심 쓰린 속을 달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제도 초기 실수 때문에 이중으로 평가를 받게 되면서 시간과 금전, 평판에서 모두 판매사들이 손해를 보게 됐다”며 “금융당국이 큰 기대를 거는 상품이라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