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이사 선임 당사자가 주총에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 삼성 측도 이 회장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임시주총 등장 여부를 떠나,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선 주주 친화정책으로 내놓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 약 11조8600억 원대의 잉여현금흐름(FCF)을 나타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측은 지난주 삼성전자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FCF의 75%를 주주에게 환원하고 30조원(주당 24만5000원)의 특별배당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엘리엇의 특별배당 요구에 100% 대응할 수는 없지만 FCF를 최대한 동원한다면 산술적으로는 약 17조 원까지 특별배당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라 3분기에 정정 공시한 손실액이 2조6000억 원에 달하는데다 지난 7일 잠정실적 발표 때 산정한 약 1조 원을 더하면 전체 손실은 최소 3조6000억 원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으로 인해,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기회손실이 3조 원 중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14일 밝혔다. 4분기 약 2조 원 중반, 내년 1분기 약 1조 원 규모다.
이같은 대규모 손실을 낸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배당확대를 실시하는 것 자체가 현금 사정상으로도 맞지 않고, 명분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엘리엇은 삼성전자 이사회에 편지를 보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의 분리 △독립적인 이사 3명 추가 선임 등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이 이번 주주총회에서 어떤 응답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여기에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전날 갤럭시노트7의 교환품을 포함한 190만 대 전량 리콜을 발표하는 등 리콜 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서면서, 일부 외신들은 향후 등기 이사로 선임될 이 부회장의 입장표명 여부도 거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