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원장의 골퍼와 면영건강]라운드 후 전통발효식품 식사가 저산증 막아주는 보약

입력 2016-10-1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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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진료실을 찾은 환자는 56세 여성골퍼로, 만성 소화불량이 문제였다.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되지 않아 더부룩한 것은 물론이고 속쓰림까지 더해져 최근에는 한 라운딩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다며 울상이었다. 제산제를 가지고 다니며 속이 좋지 않을 때마다 먹지만 전혀 효과가 없다고도 했다. 이처럼 소화불량이나 속쓰림을 위산이 과도하게 분비돼서라고 생각하고 제산제를 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히려 위산 부족의 증상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2006년 식품의약품안전청 조사에 따르면 위산부족 환자가 전체 속쓰림 환자의 22.6%를 차지했다. 실제로 소화가 잘 안 된다며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 중 위산부족(저산증·低酸症)이 원인인 경우가 상당수다.

음식을 씹으면 침이 분비됨과 동시에 식도, 위장이 연속적으로 움직인다. 이때 위에서 분비된 위산은 췌장과 소장을 자극해 소화에 필요한 효소 분비를 돕는다. 음식이 위에 들어오면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고 강한 산성으로 음식의 세균과 곰팡이를 사멸한다. 위산이 적으면 잦은 트름과 속쓰림뿐만 아니라 장티프스 등 세균 감염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명치가 답답하거나 아프고 식후 더부룩한 복부 팽만감 등 소화불량이 생기기 쉽고 설사, 변비 등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속이 쓰리는 등 만성 소화불량은 저산증이 더 문제다.
▲속이 쓰리는 등 만성 소화불량은 저산증이 더 문제다.
저산증은 나이가 들수록 위의 점막이 노화해 발생한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도 위장면역력이 떨어지면 대표적인 면역성질환인 대상포진뿐만 아니라 저산증이 생길 수 있다. 위에 침투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으로 인해 위축성 위염이 생기면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저산증이다. 아토피, 류마티즘,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으로 위벽항체가 발생하면 위에 염증이 생기고, 위산 분비가 적어질 수 있다. 위염이 잦으면 저산증은 물론 위암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결국 면역력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저산증을 예방하고 위를 건강하게 하는 방법이다.

저산증이 생기면 음식을 먹어도 소화, 흡수가 안 돼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공급할 수 없다. 위산분비와 소화에 도움이 되는 소화효소제를 처방 받아 복용해야 한다. 평소에는 침을 씹는 습관을 들인다. 입에 아무것도 없어도 천천히 위아래 치아를 맞닿도록 씹으면 저산증 완화에 좋다. 아밀라제, 리파아제, 프티알린 등 소화효소가 들어있는 침 분비를 촉진하고, 턱을 움직이면 연쇄적으로 위와 장 등 소화기관도 활동하기 시작해 소화가 잘 된다.

라운딩 전후 식사 때 김치, 된장, 청국장 등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을 주로 먹거나 요리에 곁들이면 저산증 치료와 예방에 좋다. 유산균과 소화효소가 풍부해 체내에서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살균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음식물이 소화되며 발생하는 독소를 제거하는 효과도 있다. 발효식품 대신 시중에 판매되는 베테인, 유산균, 프락토 올리고당 제제 등을 꾸준히 섭취해도 좋다. 반에이치클리닉 이재철 원장(통증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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