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하면서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46조 제2항을 항상 되뇌고 있다. 어느 가치가 우선돼야 할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오직 국가 발전에 대한 진정성으로 양심에 따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소·고발 내용을 ‘선거일 전 120일부터’ 검찰이 법원에 공소하기 전까지 공표 금지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양심에 따라 직분을 다한 것이다.
민주주의 선거제도 정착 이후 선출직 리더들이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만큼, 선출직에 능력 있는 후보들이 나와야 하고 국민은 이들을 잘 가려서 뽑아야 한다. 그런데 국민들의 선택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다. ‘허위 사실 유포’, ‘근거 없는 비방’, ‘공표를 위한 단순 고소·고발 행위’ 등 ‘흑색선전 및 네거티브 선거문화’가 그것이다. 각종 SNS의 발달로 ‘허위 사실’이라 해도 단기간의 선거에 활용하여 지역사회의 여론을 왜곡하고 동조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닌 시대가 됐다.
그런 이유로 선거 시즌만 되면 시청, 도청, 시의회, 도의회 등의 기자실에서 기자회견 일정을 잡는 것이 예삿일이 아니다. 기자회견장 사용 시간표를 보면 각 개인, 단체, 모임 등이 상대 후보를 흠집 내고 공격하고자 하는 기자회견 일정으로 빼곡하다.
SNS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이제는 선거의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허위 사실 유포’, ‘공표를 위한 고소·고발’ 등의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국민의 알권리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정보 또는 악의적 행위를 통해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결과적으로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끼쳐 선거문화와 우리 사회의 발전을 저해한다면, ‘양심적인 우선적 가치판단’에 의해 어느 정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러한 제한이 없다면 사법적 판단이 결정되기도 전에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여론 재판에 따라, 사실상 선거가 왜곡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즉 선거 결과만 놓고 본다면 헌법 제27조 제4항,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의 공적 사법체계가 손을 쓸 겨를도 없이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선거일 전 120일부터 선거일까지’, 즉 여론몰이로 유권자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단기간 내에는 특정 후보에 대한 고소·고발 내용의 공표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연히 ‘선거일 전 120일부터’라고 해도 검찰 수사가 완료돼 법원에 공소가 제기됐다면 해당 내용의 공표는 제한받지 않는다.
언젠가 우리나라의 유권자, 후보자 모두를 포함한 선거문화가 한층 더 발전한 시점이 오면 이 내용은 법에서 필요 없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전까지 선거문화를 바로잡는 과도기에는 지금의 시대 상황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법규가 필요하다. 그러한 법규를 만드는 것이 국회의원의 양심이고, 그것이 현재의 ‘대한민국 헌법 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