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이 한국맥도날드 단독 인수를 추진한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칼라일은 한국맥도날드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일부 인수와 관련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당초 칼라일은 매일유업과 7대3 비율로 한국맥도날드를 인수하려 했다. 그러나 매일유업이 자금 조달 부담으로 인수를 포기하자 칼라일은 한국맥도날드 인수 지분물량을 낮춰 이를 사들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PEF 운용사는 국내 금융권으로부터의 인수금융 조달 계획도 구체화 해놓은 상태다.
미국 맥도날드 본사도 칼라일의 한국맥도날드 단독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ㆍ홍콩 맥도날드 지분 80%는 중국 중신(CITICㆍ中信)그룹-칼라일 컨소시엄이 인수했다. 인수 비율은 중신이 52%, 칼라일이 28%다. 금액은 총 20억8000만 달러(2조5000억 원)다.
이처럼 아시아권에서 규모가 가장 큰 중국ㆍ홍콩 맥도날드 지분이 칼라일로 넘어간 만큼 한국맥도날드의 경영권 역시 해당 PEF에 매각하는 것이 맥도날드 본사에 최선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맥도날드 본사가 눈높이만 낮추면 칼라일에 한국맥도날드를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략적투자자(SI) 없이 한국맥도날드를 인수해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게 칼라일의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맥도날드의 경영권 매각 가치는 3000억~5000억 원 사이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가 올해 PEF나 다른 기업에 매각되면 국내 시장 진출 이후 30년 만에 주인이 바뀌는 것이다.
맥도날드는 1988년 3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동에 1호점을 냈다. 2000년대 초까지 ‘만남의 장소’였던 이 곳은 패스트푸드의 위상이 떨어지면서 2007년 7월 폐점했다. 이후 한국맥도날다는 부침을 보였다. 최근에는 ‘쉐이크쉑’ 등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와의 경쟁이 기존 패스트푸드 업체의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맥도날드의 2015년 매출액은 7083억 원, 영업이익은 22억 원이다. 2014년과 견주면 매출액은 3.4%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89.4%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