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관측은 외신으로부터 먼저 흘러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한 1차 구속영장 청구했을 당시 “삼성의 후계구도가 혼란에 빠졌다”며 “이부진 사장이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 따라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사장이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가장 먼저 고려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도 언급했다.
주가도 이 같은 흐름을 탔다. 17일 호텔신라는 반사 효과를 보며 상승 마감했다. 이 사장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사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한 게 사실이다. 당장 삼성은 이 사장의 역할 가능성에 대해 ‘내부 사정을 모르고 하는 소설 같은 얘기’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재계가 보는 시선도 다르지 않다. 이 사장은 전자·금융 계열사 지휘 경험이 없는 데다, 계열사 보유 지분도 삼성물산 5.47%, 삼성SDS 3.9%로 미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분이 전혀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분 구조가 취약한데다가 통상 장자 우선의 승계가 일반적인 만큼, 한 때의 루머에 불과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리틀 이건희’로 불린 이 사장은 3남매 중 이건희 회장과 가장 닮은 자녀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 사장은 지난 2010년 12월 호텔신라 사장에 올라선 뒤 호텔 사업 부문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경영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최근에는 현대산업개발과 합작한 서울 시내 면세점 HDC신라면세점의 특허권 획득 및 흑자전환,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성공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