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버핏의 단골 투자 파트너인 브라질 사모펀드 3G캐피털이 150억 달러를 다른 빅딜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소식은 지난 19일 버핏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식품업체 크래프트하인즈가 영국·네덜란드계 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 인수 계획을 밝힌 지 불과 이틀 만에 철회하자마자 나와 주목된다. 3G는 유니레버 인수 계획이 무산되자 이른 시일내에 M&A를 시행하기로 한 바 있다.
버핏은 지난 2013년 3G캐피털과 함께 하인즈를 인수하고, 2015년 크래프트를 인수해 양사를 통합시켰다. 현재 크래프트하인즈의 최대 주주는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해서웨이로 약 27%의 지분을 갖고 있다. 3G캐피털이 약 24%를 보유하고 있어 두 회사가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버핏은 크래프트를 인수한 2015년 당시 연례 주주 서한에서 추가 M&A를 진행해 크래프트하인즈를 단순한 식품업체에서 생활용품 등 소비재 복합기업으로 키울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버핏의 유니레버 ‘빅딜’이 무산되자 시장에서는 버핏이 사냥감으로 삼을 기업 탐색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이 영향으로 이날 증시에서 생활용품 업체들과 식품업체의 주가는 희비가 엇갈렸다. 가정용 세제업체인 크로락스와 ‘크리넥스’로 유명한 위생제지 제조업체 킴벌리-클라크, 생활용품 제조회사 콜게이트-파몰리브의 주가는 3~4% 급등했다. 특히 이들 세 업체의 시가총액은 유니레버 인수가보다 훨씬 낮아 싼값에 사들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크로락스 시총은 170억 달러, 킴벌리-클라크와 콜게이트-파몰리브가 각각 470억 달러, 640억 달러다. 반면 캠벨수프와 스머커 등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일부 식품 업체는 버핏의 인수 시도 자체가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