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간담회 무대 뒤에 걸린 현수막 문구가 그동안 보아 왔던 ‘대통령님 환영합니다’는 문구 대신 ‘여러분이 대한민국입니다’고 적혀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그동안은 대통령이 순방국의 동포들이 주최하는 행사에 초청되어 가는 것이 일반적 관례였다”며 “이번에는 대통령이 재독동포 200여 명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고, 이에 따라 문구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독일 방문 첫 번째 일정으로 동포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우리나라가 어려운 시기 외화벌이 나선 파독 광부와 간호사 동포들의 헌신과 양국 우호협력 증진에 힘써온 동포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 간담회에 세대별, 직종별 다양한 동포들이 함께 초청해 동포사회가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도록 꾸며졌다.
교민들도 따뜻한 환대로 문 대통령을 맞이했다. 행사장 입구에서 일부 교민들은 ‘세월호 진상규명 지지합니다’, ‘선체조사위 출범 감사합니다’, ‘MY PRESIDENT MOON’, ‘달님’, ‘이니&쑤기 사랑해요’ 등 문구가 적인 노란색 플래카드를 들고 문 대통령을 환영했다.
일부 교민은 문 대통령과 김성숙 여사를 포옹했고 “문재인”을 단체로 연호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문 대통령의 인사말에 이어 박선유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의 환영사가 있었고, 건배제의에 나선 파독 광부 출신 최광섭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회장이 감정에 북받쳐 건배사를 잇지 못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울먹거리며 건배사를 잇지 못하자 문 대통령은 무대에 올라 악수하며 다독여 문 대통령 특유의 격의 없는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또 문 대통령은 즉석에서 예정에 없던 파독 간호사의 건배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어진 동포와의 대화에 나선 김미진 베를린공대한인학생회장은 “대통령께서 약속을 지키는 것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공약을 다 지키지 않으셔도 된다”며 “한꺼번에 모든 것이 다 지켜지고 이뤄지리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새롭게 변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여부덕 뒤셀도르프 한인회장은 “김정숙 여사께서 희망이 필요하다. 갈 수 있고, 또 이룰 수 있는 희망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한다”며 “저는 문재인 대통령님의 당선으로 우리는 희망을 보았고, 희망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나라다운 나라, 품격 있는 나라, 당당한 나라를 말씀드렸는데, 저는 이것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금 더 정상적이고, 조금 더 상식적이고, 원칙적이면 된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그동안 비정상이 너무 깊어서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드는 일을 조금만 해도 엄청난 개혁처럼 됐다”며 “이것이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국민 여러분만 믿고 가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의 큰 시대 흐름 앞에 보수·진보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이제 보수·진보, 좌파·우파, 종북처럼 편 가르지 말고, 국민을 편 가르지 않는 세상을 이루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