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승 랠리를 이끌던 외국인들이 최근 우리 주식 쇼핑을 망설이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바이 코리아’가 사그라들면, 코스피 최고점 행진 역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1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 주식을 851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 5월 한 달간 1조7000억 원에 달했던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외국인은 22거래일 중 14거래일 순매수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1000억 원 이상 사들인 날은 7일에 불과했다. 외국인의 우리 증시 순매수 기조는 아직 유지되고 있지만, 그 강도는 현저히 낮아진 것이다.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해지면서 코스피 상승 속도도 눈에 띄게 느려졌다. 연일 사상 최고가 랠리를 펼치며 무섭게 오르던 코스피는 최근 한 달 동안 1.62% 상승에 그쳤다. 전날 종가 기준 사상 최고점(2396.00)를 찍었지만, 이날 다시 하락했다. 우상향 기조는 이어지지만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외국인 수급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은 6월 초 1120원대에서 현재 1140원대로 올라섰다. 이미 외국인은 대만과 태국에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그나마 코스피에서는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 IT업종 중심의 실적 쏠림 우려가 점차 현실로 나타나면, 외국인의 차익 실현 욕구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상반기 파죽지세로 달리던 코스피 상승세는 한풀 꺾일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이익 전망치가 낮아지는 것은 물론 하반기 수출 성장률 등 경기 성장 모멘텀도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외국인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이 커지면서 코스피는 3분기 조정 장세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