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가 9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미국 증시가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 행진을 등에 업고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그 한편에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장세가 너무 좋다보니 적절한 사냥감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그러다보니 수중에 현금만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나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4일, 올 2분기(4~6월) 말 수중에 현금이 1000억 달러에 육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버핏이 오랫동안 일군 사업들의 압도적인 수익력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버크셔에겐 무거운 짐이기도 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금이 늘어난다는 건 배당을 하지도 않고 자사주를 거의 되사지도 않는다는 방증이며, 그렇다고해서 이렇다할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지도 않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버핏이 이 자금을 어떻게 운용할지 고민할 것이며, 또한 버핏이 소유하고 싶은 기업 리스트는 아주 적다고 보고 있다.
버핏은 지난 5월 열린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수중의 현금에 대해 “저금리여서 이자가 거의 붙지 않는 상황에 현금을 장기간 보유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문제는 투자로 돌릴 수 있을까 하는 점”이라며 “과거는 우리 편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전화가 울리면 더 재미있을 텐데”라고 덧붙였다. 버크셔가 보유한 현금에는 미국 국채 등도 포함돼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새로운 투자처 물색이 어려운 이유는 장기간 이어지는 황소장이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주가가 최고치 행진을 반복 가운데 기업 가치도 올라 매력있는 인수기업을 찾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중에 현금이 불어나는 건 버핏이 그만큼 적절한 기회를 기다리겠다는 자세의 표현이기도 하다. 따라서 조정과 약세장이 되면 버크셔의 투자는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