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모르는 무풍지대로 통하던 제주에서 소매판매가 처음 줄어 들었다.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으로 관광객이 줄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울산은 조선업 구조조정과 자동차 수출 부진으로 소비가 4분기 연속 내려앉았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시도 서비스업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 중 2분기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증가한 곳은 서울, 경기, 대전, 충남, 대구 등 5곳에 그쳤다. 충남(2.0%), 대구(1.7%), 서울(1.2%) 등은 전문소매점, 슈퍼마켓 및 편의점 등에서 판매가 늘어 소매판매가 증가했다. 제주(-3.2%), 울산(-2.1%) 등은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판매가 줄어 급감했다.
2분기 서비스업생산은 전년 동기대비 16개 시·도 모두 증가했다.
충남(3.6%), 충북(3.2%), 경기(3.1%) 등은 보건·사회복지, 금융·보험, 부동산·임대 등에서 호조를 보여 증가폭이 컸다. 반면 울산(0.5%), 대전(0.9%), 강원(1.0%) 등은 전문·과학·기술, 숙박·음식점, 도소매 등에서 부진해 증가폭이 미미했다.
제주 소매판매는 슈퍼마켓‧편의점(8.8%)에서 증가했지만 대형마트(-12.0%), 전문소매점(-1.9%)에서 줄어 전년 동기대비 3.2% 감소했다. 제주 소비가 줄어든 것은 2010년 1분기 관련통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손은락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한한령으로 올해 상반기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보다 81.0% 급감한 게 직접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울산의 2분기 소매판매는 승용차‧연료소매점(-5.1%), 백화점(-5.2%), 대형마트(-3.5%)에서 줄어 전년 동기대비 2.1% 감소했다. 통계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4분기 연속 감소세다.
손 과장은 “조선업 불황에 더해 상반기 자동차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1.3% 줄어든 영향”이라며 “울산에서 자동차와 조선업종에 종사하는 비율은 54.8%에 이른다. 올 2분기 울산 인구가 0.5% 빠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