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북한에 초강경 발언을 거듭해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초강경 발언으로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방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치방식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에서 난처한 문제가 생겼을 때 해외 이슈로 대중의 관심을 쏠리게 해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위기관리 컨설팅업체 콘트롤리스크의 정치애널리스트 찰스 헥커는 10일(현지시간) CNBC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에 과도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헥커는 트럼프의 과도한 반응은 최근 수개월간 트럼프 행정부를 뒤흔든 ‘러시아 스캔들’이라는 국내 이슈에서 대중의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기자들을 만나 “북한이 계속 미국을 위협한다면 이전에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전과 다른 초강경 발언을 했다. 이에 질세라 북한은 미국령 괌 미군 기지를 포위사격 하겠다고 맞받아치면서 양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른 상황이다.
이에 헥커 애널리스는 “이는 푸틴 대통령이 쓰는 여러 정치 수단 중 하나로 자국에서 무언가 문제에 직면했을 때 국제적이나 국내적 분쟁을 일으켜 사람들의 관심을 분산시키는 것”이라면서 “해외에서 더 큰 분쟁을 조장하게 되면 자국 문제로 다치는 일이 없게 된다”면서 “우리는 지난 며칠간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를 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등 트럼프 측근은 지난해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의혹에 연루된 상태로 수사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측의 갈등 고조로 미국이 군사적 행동을 포함한 실제 행동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헥커 애널리스트는 군사적 충돌이 실제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자신의 영향력을 악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작아 한반도 군사적 충돌 가능성 역시 낮다고 설명했다. 헥커는 “북한은 궁극적으로 정권의 종식을 불러올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길 원할 것”이라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충돌은 곧 북한 정권의 종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시점에서 외교가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할 것이며 협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