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은 펀더멘털이 양호하기 때문에 미국경제의 부진과 침체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고 증시 역시 미국 시장이 하락하더라도 상승하거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이라는 '탈동조화(디커플링)' 주장은 용도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증권가에서 'Mr. 쓴소리'로 유명한 굿모닝신한증권의 정의석 부장은 29일 '디커플링 논리의 오만과 편견'이라는 보고서에서 "21세기 이후 심화되고 있는 신자본주의에 따른 자본과잉의 경향은 실물경제와, 자본경제를 대표하는 주식시장을 별다른 상관관계 없이 독립적으로 움직이게끔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미국의 실물경제와 아시아권의 실물경제가 디커플링 되면 주식시장도 그에 따라 당연히 디커플링될 것이라는 단순논리는 성립하기 어려우며, 실제 통계분석의 결과에서도 증명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부장의 분석에 따르면 주식시장 상승국면에서의 상승변동성에서는 수익률의 격차가 벌어지는 디커플링 현상이 목격됐지만, 주식투자에 있어 보다 중요한 방향성의 측면에서는 동조화(커플링)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특히 2003년 이후 대표적인 5번의 급락장세에서 한국 주식시장 하락률이 미국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정 부장은 "이는 하락장세에서의 방어능력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디커플링 논리의 핵심을 무색하게 한다"며 "따라서 급락장세에서 목격되고 있는 하락시작 시점의 미국주식시장 선행성까지를 감안할 때 급락장세에서는 디커플링 논리를 철저하게 용도 폐기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결론적으로 정 부장은 최근의 급락장세는 미국경기의 침체진입에 따른 반응이라기 보다는 침체여부의 논란확산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의 심화에 따른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리고 그는 "미국경제가 경착륙이냐 아니면 연착륙이냐 하는 식의 논란이 오가고 그에 따라 글로벌 주식시장 전체가 크게 흔들리는 것 자체가 바로 디커플링 논리의 모순과 문제점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