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자 지리적으로도 우리와 인접한 매력적인 파트너다. 그러나 현지 기업들은 끊임없는 수익 악화를 겪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2017년 2분기 중국 실적이 전년대비 94.9%나 하락하며 매출액이 210억 원에 그쳤다. 이마트 역시 최근 5년간의 중국 시장 적자가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영민 주중대사는 롯데와 이마트의 중국 철수가 사드와 상관없다는 입장을 드러낸 적 있다. 그럼에도 유통 공룡들이 막대한 적자를 안고서 중국 시장을 떠나 다른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 중국에서 시선을 돌리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이 바로 동남아시아다. 아세안 국가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공략 가치가 있는 시장이다. 넓은 부지와 많은 자원, 그리고 노동력 등 해외 기업들이 탐낼 만한 것들이 많다. 그러나 달라진 점이 있다면 동남아시아 국가들 역시 이제는 자신들을 그저 ‘빼먹을 거리’로 생각하는 기업들과는 거래를 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수년 전 그저 그들을 공략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며 또 다른 의미에서의 ‘침략’을 기대했던 기업들은 이제 발길을 돌리기 십상이다. 현지 소비자들을 위한 브랜드의 철저한 현지화 방안만이 살길이다. 몽골을 비롯해 캄보디아 등 해외 투자가 절실한 아세안 국가들은 마치 5~6년 전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과 유사하다. 몽골 등이 중요한 이유는 시작 단계이기 때문이다. 언급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의 강국들은 어느 정도 국내 기업의 연착륙이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나온 이상 또 다른 국가들을 생각해야 할 때인 것이다. 언급한 국가들은 투자를 환영하되 신뢰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시장도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유럽은 동남아시아에 비해 국내 기업의 진출이 더딘 편이다. 유통시장의 경우 더욱 그렇다. 그랬던 유럽이 서서히 변화를 보이고 있다. 스위스는 ‘1인 가구’라는 키워드가 등장하며 인스턴트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더불어 약품에 의존하기 보다 건강식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국내 홍삼 등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스위스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 따른 친 아시아 정책을 꺼내 들고 있다. 아직까지 제조업에 많은 관심을 쏟는 러시아이나, 유통구조의 다변화로 인해 라면과 김 등 국내산 식품 등이 현지에서의 활로를 찾았다.
‘아세안 편’, ‘스위스 편’, 러시아 편’으로 구성된 이번 시리즈는 코트라(KOTRA)와 해외 기관들의 분석을 함께 한다. 최근 현지 공략과 관련해 가장 이슈가 되는 국가들로 선정됐으며, 이미 진출해 있는 기업과 진출을 고민하는 기업 모두를 그 대상으로 한다.